오늘 신앙

"어불성설(語不成說)"

소리유리 2023. 12. 19.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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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목회자가 성도들의 문제 중에 하나는 성경을 너무 많이 아는 것이라고 한다. 

성경을 너무 잘 알아서 주보에 나온 성경본문을 보면 설교를 다 짐작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설교를 잘 듣지 않게 된다는 이상한 말이다. 

 

그럼 정말 성도들이 성경을 많이 알까? 

단연코 아니다!

 

한 번은 전도회 임원들만 모인 자리에서 성경 66권을 순서대로 쓰는 시간을 가졌다. 

빈칸을 채우게 하는 것으로 소선지서 쪽은 어려울까 봐 빈칸을 많이 두지는 않았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쓰면 시험(?)에 들까 봐 전도회별로 쓰도록 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전도회 임원이면 나름 교회에서 중직이고, 오래된 교인임에도 66권을 다 쓰는 전도회는 극히 아주 극히 적었다. 

임원 중의 대다수는 장로, 권사, 안수집사였다. 

 

한 장로가 쓰지 못한 이유를 말한다. 장로고시 준비할 때 다 외웠는데... 

권사도 말한다. 예전에는 다 알았는데...

 

성경공부를 가르치면서 기초적인 성경시험을 보고 시작했다.

가장 기초적인 것이라 생각하고 문제를 냈지만 마찬가지로 결과는 참혹하다. 

꽤 오랜 시간 전통처럼 시험을 유지했지만 결국 폐지했다. 

시험 때문에 시험(?)에 들기 때문이었다. 

 

성경을 한 번도 읽지 않는 성도들이 대다수이다. 

성경을 읽어도 자세하고 그 내용을 이해하려고 하는 성도는 아주 드물다. 

목회자로 있으면서 성경에 대한 질문은 성경공부 시간 외에 받은 적이 몇 번 없다. 

 

그런데 성경은 모르지만 교회 중직에 있고 교회의 중대사를 결정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대로 되길 기도한다. 

 

어불성설이다. 이치에 맞지 않아 말이 도무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 교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목사는 성경과 상관없는 설교를 한다. 상관없는 설교를 성도는 좋아한다. 은혜받았다고 한다. 

성도는 성경공부를 싫어한다. 교회 내에 성경공부 프로그램이 없다. 

성경을 몰라도 주일학교 교사를 할 수 있다. 주일학교 프로그램은 성경과 관계없는 세상과 점점 비슷해진다. 

구역, 전도회 등 소그룹은 친교와 나눔, 식사가 중심이다. 교회는 사람들이 모이기만 해도 그저 고맙고 좋다.  

그 모임이 성경적이 아니라도 말이다. 

 

성경을 몰라도 장로, 권사, 안수집사, 집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기도로 시작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되길 원한다. 

 

성경을 몰라도 설교할 수 있다. 성경 이야기하지 않아도 은혜를 줄 수 있다. 

그래서 성경을 연구하기보다는 뉴스를 보고, 일반책을 보고,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예화와 인문학을 공부한다. 

 

결국 성경을 몰라도 성도들은 부담 갖지 않는다. 

성경에 대해 들을 기회도 없다. 도리어 이단이 성경을 가르친다고 열심이다. 

일반 성도들에게 성경은 재미없는 책이고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책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다들 성경은 몰라도 하나님의 뜻이 이것이라고 서로 주장한다. 

 

정말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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