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오늘은 불광천길"

소리유리 2024. 9. 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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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숙제하느라 아주 늦게 잤다.
덩달아 늦게 잠든다.
2시간 뒤에 모기 때문에 잠을 깬다. 
방 불을 켜고 결국 모기를 잡았다.
휴지로 눌러보니 누구 피인지 꽤 나온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난 아내차를 고치러 아는 카센터에 간다.
엔진오일을 갈아야 한다.

어제 오일을 찍어보니 많이 부족하다.
차 소음, 진동이 커질 만큼 차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엔진오일과 전체 점검을 부탁하고 주변을 잠시 돌아다닌다.

여긴 불광천로다.
매번 홍제천로만 다녔는데 여기도 좋다. 
사진도 몇 장 찍어본다.


40분쯤 걷고 카센터로 간다.
엔진오일, 뒤쪽 브레이크 라이닝을 교체한다.
브레이크 등도 수리한다.
생각보다 비용이 꽤 나온다.

그래도 차를 운전해 보니 올 때와 느낌이 다르다.
진작 수리했어야 했는데...
차도 주인 잘못 만나 고생했다.

점심을 먹고 코스트코에 간다.
필수적인 것들이 동시에 떨어졌다.
쌀, 고추장, 간장 등...

 

혼자 장 보는 것은 익숙하다
아이들 먹을 것들도 좀 산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

... 역시 비싸다.

... 아침 산책 중에 가파른 길이 있어 사진을 찍었다.
생각보다 경사가 꽤 있다. 
위험해 보이는 길이다.


사진으로 보기보다 경사가 상당하다.
저 위에서 사람이 조심스레 내려온다.
동네 사람들에게 익숙하지만 내겐 생경한 모습이다. 

겨울에 눈 오거나, 빙판길 되면 큰 일이겠다... 혼자 생각해 본다. 

사실 이런 길은 사람들이 더 신경 써 더 조심한다. 

눈길, 빙판길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더 노력한다. 

어떻게 보면 경사가 심해서 더 주의하고, 더 조심할 것이다. 

 

C. S. 루이스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라는 소설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옥으로 향하는 가장 안전한 길은 경사가 심하지 않고, 바닥은 부드러우며, 갑작스러운 굴곡, 이정표와 표지판이 없는 완만한 길이다. 
그 길은 결코 벼랑이 아니고, 밋밋한 내리막길이다. 
사람들은 그 길을 기분 좋게 걸어간다"

 

우리의 삶에서 경사가 심한 길을 만나면 경고라 생각하고 더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걸어야 한다. 

도리어 너무나 편한 길은 한 번쯤 의심해야 한다.

힘들고 벅차고 숨이 막히지만 그래도 경사길, 울퉁불퉁한 길, 갑작스러운 굴곡은 내가 숨을 가쁘게 내쉬며 살아있음을 알려준다. 

 

... 아이들 학원 갈 시간이다. 

김기사로 변신할 시간이다. 

다녀와서 오후 산책을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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