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몸서리치다"

소리유리 2024. 4. 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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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흐리다. 

비도 약간 온다. 

그래도 산책을 나간다. 

 

홍제천 길로 가는데 비가 안 온다. 

흐린 날이지만 공기가 좋다. 

상쾌하다. 

 

 

반대편 하늘은 파랗다. 

곧 날이 좋아질 것 같다. 

아주 흐린 날이나 아주 파란 날을 좋아한다. 

 

 

아름인도서관을 지나 계속 걸어간다. 

하늘이 점점 좋아진다. 

구름도 좋다. 

 

 

수요일이라 산책을 금방 끝내려고 했는데... 

날이 좋아 더 가본다. 

포방터까지 가기로 한다. 

 

 

포방터에 도착했다.

음.. 더 갈까 고민하다가 돌아가기로 한다. 

오늘도 점심을 아내와 같이 먹고 설교는 마중물에서 올려야겠다. 

사진만 몇 장 더 찍어본다. 

 

 

돌아가는 길.

멀리 보이는 산이 또렷하다. 

언젠가 등산도...

아직은 열심히 걷는 것만!

멀리 보기와 좋은 공기 많이 마시는 운동에 집중한다. 

 

 

집으로 가는 길... 

지인분께 전화가 온다. 

40년 행사로 준비 중이라고 한다. 

40년의 반을 그곳에 있었지만 아쉬움은 전혀 없다. 

늦게나마 알게 되어 도리어 다행이다. 

다만 시간이 무척, 아주 많이, 정말로 아깝다.

 

사람들, 사역 등에 대한 것은 아니다. 

실체를 너무 늦게 안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세 살 버릇을 보며 여든을 예측하지 못한 나의 어리석음이다. 

 

... 지금은 마중물이다. 

설교를 올리고 마무리 중이다. 

좀 전에 오랜만에 제자에게 전화가 왔다. 

그곳 사정을 아는 제자다. 

 

이젠 예전보다 편안하게 내 이야기를 말한다. 

마치 다른 사람 이야기를 전하듯이...

굳이 숨기지 않고 감정도 이야기한다. 

 

다만 그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것이 어색하다. 

이름이나 호칭 또는 '님'자를 붙이는 것이 도리어 어색해졌다.

다른 사람과 말하며 억지로 붙이지만 이상하다.

 

생각해 보니 이름이나 호칭을 부르지 않은지 오래됐다. 

이름, 호칭, '님'자를 붙이는 것이 이상한 사람이 됐다. 

생각하기조차 몸서리쳐지는 사람이다. 

 

몸서리치다. 

'아주 무섭거나 지겹도록 싫증이 나서 몸을 떨다'는 뜻이다. 

절대 무섭지 않다. 무서울 일이 없다. 

도리어 조소만 남았다.  

다만 지겹도록 싫증이 나서 몸을 떨 정도는 맞다. 

 

지금까지 그런 사람 없이 살았는데... 

앞으로 더 생기지 않길 바랄 뿐이다. 

한 사람으로 족하다. 

그런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더 생긴다면... 정말 몸서리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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