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어색함과 익숙함"

소리유리 2024. 1. 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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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저녁에 처형이 왔다. 
아내 치료실에서 플루트 연습하기 위해서다. 
둘째와 같이 간다. 
나는 설교 준비, 둘째는 공부와 쉼. 
집으로 돌아오는 길 눈이 많이 내린다. 
발목 겹질려 아픈 둘째가 천천히 나를 따라온다. 
 

 
오늘 아내 제주도 친구들이 와서 우리 집에서 잔다. 두 명이다. 
한 명은 현재 제주에 살고 다른 한 명은 육지에 산다. 
결혼하고 처음 있는 일이다. 
한 친구는 20년 만에 만난다고 한다. 
 
20년 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사람처럼 편하게 말한다. 
친구는 역시 좋다. 
두 사람 다 내 사정을 알고 있다. 
그리고 역시 두 사람 다 교회는 다니지 않겠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한 사람은 불교, 한 사람은 천주교. 
 
주일을 위해 먼저 잠자리에 든다. 
둘째는 첫 중등부 예배에 갔다. 
좋다고 한다. 사람도 많고 활동적이다. 
 
아내와 나는 2024년 첫 예배를 드렸다.
이상한 말이지만 아직은 '주일', '예배'가 힘들다.
하나님께만 집중하기가 조금 어렵다. 
그래도 노력한다. 
 
예배 후에 집으로 빨리 온다. 
제주 친구가 가고 싶은 식당이 있다고 한다. 
결혼해서 성산동에 2, 3년 살고 연남동에서만 살았지만 가본 곳이 많지 않다. 
 
'소이 연남' 
태국음식점이다. 소이뼈국수와 쏨땀을 주문한다.  
요즘 새로운 음식을 계속 먹는다. 두 가지 다 처음 먹어본다. 
 

 
역시 맛있다. 
난 잡식이다. 다 잘 먹는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남이 한 음식 & 대접받는 음식'이다.
육지 친구가 쐈다!
또 더 맛있다. 
 
식사 후엔 커피가 필수가 됐다. 
또 말하지만 어디가 좋은지 난 모른다. 
지나가다가 들어간다.
코이크라는 카페다. 이번엔 아내가 쏜다. 
커피와 밤호박케이크.
 

 
커피맛도 케이크도 맛있다. 
제주 친구가 검색해 보더니 이곳도 유명하다고 쑥임자케이크가 맛있다고 한다. 
배부르지만 또 주문한다. 
음... 아까 먹은 케이크보다 더 맛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아내의 두 친구가 목사인 나를 위로해 준다. 
기억에서 잘 지우라고 이야기해 준다. 
아내를 자신의 종교로 유혹한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출발시간까지 시간이 남았다.
유명해진 망원시장에 간다. 
점심을 혼밥하게 한 둘째를 위해 '큐스 닭강정'을 산다. 
그리고 우이락 '고추튀김', 원당수제고로케 '매운야채고로케', 바삭마차 '구운 마시멜로 아이스크림"을 또 먹는다. 
먹는 것에 아주 열정적인 친구가 있다. 
티브이에 나온 것은 먹어야 한다. 
그 덕에 나도 맛본다. 
여긴 제주 친구가 쏜다!
아.. 고추튀김은 육지 친구다.
배부르다... 그래도 맛있다. 
대접받아 더 맛있다. 
 
마지막으로 또 먹을 거다. 
유명한 빵집 '리치몬드 제과점'에 간다. 
카페에서 리치몬드 밤식빵이 맛있다고 했더니 꼭 가보자고 한다. 

 

 

망원시장에서 리치몬드로 향한다. 
믿음이 없는 친구들이지만 그래도 한 가정을 위로해 주고 식사도 대접해 주고 아이들 용돈까지 챙겨준 것에 고맙고 미안해서 '레몬 케이크'를 아내가 선물해 준다. 
먹는 것에 열정인 친구는 밤식빵을 산다. 
 
그래도 시간이 잠시 남는다. 
집에 돌아와 허브차를 마신다. 
망원시장에서 사온 '큐스 닭강정'도 또 먹는다. 
 
... 이제 시간이 됐다. 
공항으로 갈 제주 친구를 버스 타는 곳에 육지로 이동할 친구를 홍대입구에 데려다준다. 
제주도에서 또는 육지에서 또 보자는 말을 하고 헤어진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에 잠시 동참했지만 좋다. 
편하게 대해주고 이해해 주고 도리어 목사에게 위로해 주어 감사하다. 
불교, 천주교이기에 기도할 제목이다. 
또한 두 친구의 이런저런 사정에 기도할 제목이 추가된다. 
 
주일에 이렇게 보내는 것이 어색하다. 
설교를 올리기는 하지만...
어떠한 목회의 방식이든 그분이 원하시는 것을 잘 찾아가려고 한다. 
주일... 
 
어색한 주일이기에 더 그분을 기억하고 생각한다. 
어색함이 익숙함이 되지 않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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