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한강 그리고 물댄동산교회"

소리유리 2025. 3. 2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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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방학이 끝나면서 나의 아침 산책이 시작됐다. 

이틀 연속 한강이다. 

어제는 늘 가던 길에서 마음이 갑자기 변해 한강 쪽으로 갔다. 

 

가는 길에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자전거와 쓰레기.

세워둔 자전거 바구니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렸다. 

 

보기 좋지 않다. 

거창하게 준법정신 그런 것을 떠나 양심적이지 않다. 

큰 것에 기분 상하기보다는 이런 것에 더 기분이 상할 때가 있다. 

산책길에 보니 더 안 좋아 보인다. 

 

 

홍제천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이다. 

홍제폭포 가는 길과 반대 방향이다. 

이쪽 길도 사람들이 꽤 있다. 

 

 

흰색과 검은색의 대조되는 모습이다. 

재밌는 것은 둘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요즘 시대와 반대되는 모습이다. 

마치 색이 다르지만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이 사람인 너희보다 낫다고 하는 것 같다. 

 

 

어제의 한강 모습이다. 

마지막 놀이터는 아이들이 종종 놀던 곳이다. 

요즘 아이들이 바빠 이곳에 함께 오지 못한다. 

자전거를 타고 이곳에 와서 잘 놀았는데... 

학기 중에도 바쁘고 방학에도 바쁜 아이들이다. 

 

그리고 오늘 또 한강으로 간다. 

유청분리기를 지인에게 중고로 구매했다.

그릭요거트를 식구들이 다 좋아한다. 

과일이 다 떨어졌다. 

 

과일을 사 오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망원시장을 향해 가는 중 나온 김에 한강까지 간다. 

산책하기 좋은 날이다. 

 

 

... 지난번 오랜만에 통화한 동기 목사님께 전화가 온다.

큰 형님 같은 분이다. 

소소한 이야기 끝에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신다. 

나도 예전과 조금 달라졌다. 

 

하나님께 드리는 교회 헌금이기에 부담(?) 없이 문자로 교회 계좌를 알려드린다. 

그리고 아직 교회가 노회에 소속되지 않아 교회 이름이 아님을 알려드린다. 

답문이 바로 온다. 

 

'목사님 계좌면 됩니다. 목사님! 교회 앞으로 하는 것 아니니까 교회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사용하세요. 많지는 않습니다'

 

잠시 뒤 목사님이 시무하시는  '물댄동산교회'이름이 계좌에 찍힌다. 

목사님이 거짓말(?)하셨다. 

많지가 않지 않다. 

 

죄송한 마음이 든다. 

목사님과는 신학교와 신대원 다니면서 친하게 지냈지만 졸업 후에 연락도 못 드렸었는데...

개척하실 때도 도움도 못 드리고 가보지도 못했는데...

 

목사님은 신대원을 졸업하고 교회 개척을 하셨다.

지금은 작지만 예배당도 건축했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과 고생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뒤늦게 그 길에 들어서는 내가 마음에 걸리신 듯싶다. 

게다가 내 사정도 아시기에 안타까움도 있었을 것이다. 

그 마음이 너무 감사하고 마음에 깊이 새겨진다. 

 

아무리 아니라고 생각하고 마음먹어도 아직도 내게 닥친 그 일로 종종 힘듦으로 다가온다.  

너무 세게 뒤통수를 맞은 탓에 자주 꿈에서 다시 악몽을 경험한다. 

사람에 대한 신뢰, 기존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등이 찌꺼기처럼 남겨져있다. 

 

그런 내게 하나님이 종종 선물을 주신다. 

생각지 못했던 사람과 그 마음을 보내 주신다. 

그루터기처럼 곁에 남겨둔 사람들도 주셨다. 

 

사람으로 상처받은 것을 사람으로 치유시켜 주신다. 

그 사람들을 느낄 때 감사할 수밖에 없다.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평안해진다. 

 

그리고... 언젠가는 더 이상 악몽도 사라질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해 본다. 

그래 오늘은 좋은 날이다. 

악몽이 아닌 선몽을 꾸길! 

 

... 이제 망원시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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