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3월의 함박눈"

소리유리 2025. 3. 1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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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이 지났는데 함박눈이 쏟아진다. 

아이들은 학교에 갔고 홍제폭포의 설경이 보고 싶어 아침 산책을 나간다. 

어? 조금 전에 오던 눈이 오지 않는다. 

햇살이다. 

 

가지고 나가던 우산을 다시 집에 두고 나선다. 

가는 길에 여러 날씨를 맞이한다. 

햇살과 먹구름 그리고 간간히 눈도 날리는 이상한 날씨다. 

 

 

눈이 오다가 멈춰 설경이라고 하긴 애매하다. 

그래도 보기 좋은 풍경이다. 

그리고 당분간은 볼 수 없는 풍경이다. 

 

... 3월의 함박눈을 볼 수 있는 것은 꽃샘추위가 찾아온 덕분이다. 
꽃샘추위는 '이른 봄철의 날씨가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듯 일시적으로 추워지는 기상현상'이라고 한다. 

꽃을 시샘하는 추위!

그 시샘을 함박눈으로 보여주는 오늘이다. 

 

추위가 꽃을 시샘한다. 

자신의 계절이 끝나가고 있음을 알고 있는 것 같다.  

그것도 꽃이 피는 것을 통해 더 확연하게 알고 있다.  

그리고 잠시 함박눈으로 자신의 계절, 추위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가는 오늘이다. 

 

자연은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순응한다. 

잠시 시샘은 하지만 고집을 피지는 않는다. 

순응하며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사람이 문제다. 

 

홍순관 씨의 '은혜의 강가로'라는 찬양이 있다. 

그 찬양이 생각나는 오늘이다. 

찬양에 앞서 시를 읊는다. 

시가 마음에 와닿는다. 

 

들에 핀 무명초도 열매를 얻고 꽃을 피우고 푸르러
땅과 더불어 하나님께 순응하건만
나는 향도 없는 내놓을 것도 없는 빈 손 빈 몸입니다

 

시를 듣다 보면 하나님 앞에 부끄러운 내 모습이다. 

들에 핀 무명초보다도 못한, 순종하지 못하는 고집만 센 내 모습을 보게 된다. 

무명초에 비해 아무것도 없는, 심령이 가난한 나 자신이다. 

시가 이어진다. 

 

나는 진정 부끄러운 사람 목마른 사람입니다
나는 늘 목이 말라 내 하나님에 강에서만 살기를 바라는 사람
그 강물 속에 양식으로만 살 수 있는 사람입니다

 

시 그대로 하나님 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하는 부끄러운 모습이다.

은혜의 강에서만, 그 강의 양식으로만 살 수 있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삶으로 그것을 자꾸 부정하려고 한다.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을... 

 

3월의 함박눈을 보며 내가 진정 목마른 사람으로 하나님만 나를 채워주시는 분임을 깊게 새긴다.  

 

... 돌아가는 길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함박눈은 아니지만 걸음을 재촉해야겠다. 

 

 

 

은혜의 강가로(홍순관)

 

들에 핀 무명초도 열매를 얻고 꽃을 피우고 푸르러
땅과 더불어 하나님께 순응하건만
나는 향도 없는 내놓을 것도 없는 빈 손 빈 몸입니다


나는 진정 부끄러운 사람 목마른 사람입니다
나는 늘 목이 말라 내 하나님에 강에서만 살기를 바라는 사람
그 강물 속에 양식으로만 살 수 있는 사람입니다

아, 내 하나님은 진리의 강 거짓 없이 흐르는 풍요의 강
잃어버린 나의 겸손을 비추는 거울의 강
무디어진 나의 사랑을 가르쳐 주는 말씀의 강
내 하나님은 끝도 없는 큰 강
내 하나님은 하늘을 그림 그리는 구름의 강

내 주의 은혜 강가로 저 십자가의 강가로
내 주의 사랑 있는 곳 내 주의 강가로
갈한 나의 영혼을 생수로 가득 채우소서
피곤한 내 영혼 위에 아~
내 주의 은혜 강가로 저 십자가의 강가로
내 주의 사랑 있는 곳 내 주의 강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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