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큰 사고와 계속되는 혼란으로 나라가 참 힘들고 아프다.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빨리 안정되고 회복되길 기대하며 기도할 뿐이다.
그리고 나설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작게라도 동참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정말 다사다난한 연말이다.
개인적으로도 다사다난한 2024년이다.
연말이라 사람들과 약속이 하나씩 생긴다.
오늘은 92년도부터 알고 지내는 후배와 만난다.
알고 지낸 기간이 30년이 넘었다.
종종 연락하는 후배라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 같다.
약속 시간에 맞춰 홍대로 걸어간다.
첫째에게 전화가 온다.
급하게 뭘 가져다 달라는 부탁... 집으로 다시 향한다.
걸어가면 약속시간에 늦을 듯하다.
차를 가져간다.
부탁한 것을 보완관실에 맡기고 홍대로 간다.
만나서 차는 집에 주차하고 식당으로 걸어간다.
밥은 '주막'에서 먹는다.
내 구역까지 왔으니 밥은 내가 쏜다고 하는데 빼앗듯이 계산서를 가져간다.
후식은 요즘 단골이 된 '위치앤그레텔'!
가다 보니 월요일이 휴무인 거 같은데... 뭐 연남동에 널린 게 카레니까 다른 데 가면 된다.
어? 열렸다.
알고 보니 월요일 쉬는데 1월 2일부터 일주일 겨울방학이라 오늘 열었다고 한다.
자리에 앉아 그동안 쌓인 이야기들을 시작한다.
나오는 말을 생각하고 거르고 정제해서 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다.
한 마디로 넋두리를 쏟아낸다.
시간이 한참 지났다.
나가려고 하는데 봉투를 내민다.
'신년감사헌금'이라고 적혀있다.
이젠 조금 익숙해진 듯 '하나님께, 교회에 헌금하는 거니까 고맙게 받을게'라고 답해준다.
고맙다는 말에 도리어 많이 못해 미안하다는 말에 내가 더 미안해진다.
홍대까지 데려다주고 아이들을 학원에 데려다준다.
... 넋두리
억울하거나 불만스러운 일 따위가 마음속에 있을 때 하소연하듯 길게 늘어놓는 말이라고 한다.
살면서 억울하거나 불만스러운 일이 있어도 그냥 차곡차곡 쌓아놓는다.
숨이 찰 지경까지 올라온다.
말 그대로 하소연이라도 해야 풀린다.
사실 해결방법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쌓인 것을 이젠 쏟아내야 그다음에 다시 쌓을 수 있다.
억울한 일, 불만스러운 일이 없을 수는 없다.
다행히 당장 해결되는 기적 같은 일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그대로 남는다.
무엇보다 마음속에 깊이 남아 쌓이기 시작한다.
그러한 일들이 생겼을 때에, 쌓여갈 때 조금씩 빼내고 삭혀야 한다.
쌓여가는 것들을 지혜롭게 해결해 가는 것이 지혜다.
좋은 방향으로, 최선의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내겐 산책과 글쓰기가 좋은 하나의 방법이다.
산책하며 그분께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글을 쓰며 감정의 찌꺼기들을 뱉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성경을 읽고, 설교를 준비하며 스스로 배우고 방법을 찾기도 한다.
오늘 그래도 잠시지만 후배가 내게 하소연할 수 있어 다행이고 감사하다.
내년 언젠가 또 보자고 말하고 헤어진다.
... 영광에 있는 제자에게 연락이 카톡이 온다.
'유튜브로 매주 설교 듣고 있답니다! 훌륭한 온라인 성도!!! ㅎㅎㅎ"
고맙고 성실한 온라인 성도다!
이제부터 주일 예배당 한 자리를 후배에게 주어야겠다.
그 자리에서 예배드리는 것으로 상상하며...
대화를 마무리하며 갑작스럽게...
'방금 감사헌금 했습니다~
다사다난했지만 그래도 목회를 시작하시고 은혜되는 설교말씀 전해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립니다~'
주일도 아닌 오늘 헌금을 두 사람이나 했다.
예배시간 예배당에 함께 하지 못하지만 큰 힘이 되어준다.
우리 교회를 생각하고 함께 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감사하다.
2025년엔 함께 지어져 갈 성도들이 많이 함께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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