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부터 유재하 씨의 노래를 좋아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차분하고 말하듯 노래하는...
위로가 되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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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 듯 말 듯 가물거리는 안갯속에 쌓인 길
잡힐 듯 말 듯 멀어져 가는 무지개와 같은 길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안갯속에서 손을 뻗어 더듬거리며 한 발씩 움직여본다.
앞으로 조금 가지만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금방 손에 잡힐 듯 하지만 손가락 사이로 안개만 빠져나간다.
그 어디에서 날 기다리는지 둘러보아도 찾을 수 없네
분명히 기다리고 있을텐데...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
그저 정적만 흐른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찾는 노력을 도리어 사람들이 비난한다.
그대여 힘이 되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
노래를 듣는 사람들마다 '그대'를 연인으로 또는 친구로, 그 어떤 이로도 생각할 수 있다.
지금 나는 절대자인 하나님으로 생각하며 찾는다.
그분을 통해 내게 길이 주어졌고 그 길을 반드시 찾게 하실 것이라고...
지금은 안갯속 가리어져 있지만...
반드시 찾을 수 있다는 것... 그 길이 나의 길이기 때문에...
이리로 가나 저리로 갈까 아득하기만 한데
이끌려 가듯 떠나는 이는 제 갈길을 찾았나
안갯속에 머문 시간이 너무 길다.
확신하고 또 확신하지만, 또 흔들리고 또 흔들린다.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조금씩 나의 갈 길을 찾아가고 있다.
손을 흔들며 나 떠나보낸 뒤 외로움만이 나를 감쌀 때
고난, 고통, 외로움은 도리어 내게 그분이 보내는 신호다.
내가 그것을 느낌으로 더 갈급해지고, 더 의지하게 된다.
고독은 나를 나로 더 생각하고 느끼게 해주는 인고의 시간이다.
그대여 힘이 돼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
안갯속에서 흐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세밀하게 느낌이 온다.
여기저기서 신호가 온다.
인내의 시간이다.
그리고 그분에 대한 믿음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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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생의 OST에 수록된 볼빨간 사춘기 버전의 '가리워진 길'이다.
보일 듯 말 듯 가물거리는 안갯속에 쌓인 길
잡힐 듯 말 듯 멀어져 가는 무지개와 같은 길
그 어디에서 날 기다리는지 둘러보아도 찾을 수 없네
그대여 힘이 돼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
이리로 가나 저리로 갈까 아득하기만 한데
이끌려 가듯 떠나는 이는 제 갈길을 찾았나
손을 흔들며 나 떠나보낸 뒤 외로움만이 나를 감쌀 때
그대여 힘이 돼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
그대여 힘이 돼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