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무슨 깡?"

소리유리 2024. 5. 2.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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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다.
아이들 수련회 가는 날이다.
첫째를 서울역에 데려다준다.
집에 오니 둘째가 또 나갈 준비 한다.
그래도 둘째는 학교에서 출발한다.

아내도 나가고 혼자 집에서 설교를 작성한다.
2시에 약속이 있다. 
산책은 뒤로 미룬다. 
설교를 마무리할 즈음 카톡이 온다.
약속이 나중으로 연기된다.

늦은 점심... 해 먹기 귀찮다.
이럴 때는 그냥 라면이다.
그래도 만두, 김치, 계란, 어묵, 깻잎까지 넣어 짬뽕라면을 해서 먹는다.

배부르다.
정리하고 배고 꺼트릴 겸 산책 나갈 준비를 한다.
카톡이 온다.
오늘 만나기로 한 지인에게 이제 시간이 된다고 만날 수 있냐고 묻는다.
좋다고 말한다.
40분 뒤에 도착한다고 한다. 

지인이 도착했다. 
바빠서 점심을 못 먹었다고 한다. 
주변 식당이 다들 브레이크 타임이다. 
 
집 앞에 기사식당으로 간다. 
생선구이 백반... 
점심을 먹고 또 점심을 먹는다 
배가 또 부르다. 
 
식사 후에 근처 카페로 가서 커피를 마신다. 
이런저런 대화가 시작된다. 
특별한 용무 때문에 만난 것인데 그 와중에 내 이야기도 나온다. 
지인의 한 마디...
'나중에 어쩌려고 그런데... 하나님 앞에서 뭐라고 하려고...'
이번 일로 교회를 등진 사람들이 그쪽에 그리고 내 주변에 점점 더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도 너무 많이 들었다. 
안타까움을 억누르고 해야 할 이야기들을 나눈다. 
생각보다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진다. 
 
이제 산책을 나간다. 
낮에는 햇볕이 따가웠는데 지금은 좋다. 
근로자의 날인 탓인지 사람들도 평상시 보다 많다.
아직 하늘은 파랗고 산책하기 좋다. 
 

 
경의선숲길로 해서 홍제천 쪽으로 가려고 한다.
오늘은 늦은 시간까지 자유시간이다. 
좀 더 걷기로 한다. 
 
경의선숲길이 좋다. 
푸르고 맑고 사람들의 표정도 좋다. 
혼자 산책하기 아까운 날씨다. 
 

 
홍제천길을 걷는다. 
한 30분 걸으면 홍제폭포가 나온다. 
너무 자주 보는 홍제폭포지만 볼 때마다 시원하다. 
 

 
계속 걷는다. 
그리고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목회에 대한 고민도 이제 조금씩 정리한다. 
결정하고 더 계획하고 이곳을 통해 알릴 생각이다. 
 
금방 어둑어둑해진다. 
요즘 밤산책이 마음에 든다. 
사진 찍기도 좋다. 
 

 
낮에 한 지인과의 대화가 생각난다. 
'나중에 어떻게 하려고?'
다른 말로 '무슨 깡으로?'
'깡'이라는 말은 ' 악착같은 기질이나 힘'을 말한다.
 
좋은 의미로 또는 나쁜 의미로도 쓰인다. 
악착같은 기질이나 힘을 좋게 쓰거나 나쁘게 쓰거나...
또한 살아가면서 '깡'이 필요할 때가 있다.
 
다만 그 '깡'을 옳지 않은 것에 쓸 때 많은 비웃음을 산다. 
도대체 무슨 깡으로 그런 짓을!
이런 말을 듣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이번 일이 그렇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굳이 불의한 일에 그런 깡을... 
나중을 생각한다면 도대체 무슨 깡으로 그런 짓을..."
이런 일을 듣기에 충분하다.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깡'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한 마디로 악착같이 덤벼들어야 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 '깡'이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한다. 
 
무슨 '깡'을 보일지...
그 사람의 무모하고 불의를 위한 '깡'을 보고 몸소 체험했다. 
나는 이제 다음 단계를 위해,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깡'을 보여야 한다.
 
... 아주 늦은 저녁이다. 
아내가 오랜만에 야식을 먹자고 한다. 
저녁으로 빵을 먹었는데... 
 
내가 운전해서 홍대에 간다. 
아내가 조폭떡볶이에 가서 떡볶이, 순대, 튀김을 사 온다. 
야식은 요즘 먹지 않는데...
그래도 눈앞에 보이면 먹는다. 
 
아침, 점심, 점심, 저녁, 야식...
지금 또 배부르다.
내일부터 다이어트해야겠다. 
여전히 매일 내일의 다이어트를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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