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늦은 커피"

소리유리 2024. 2. 29.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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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때 둘째와 '더브래드팬트리'에 갔다.
빵을 사고 음료는 서비스로 주신다.
원두를 바꿨다는 소식을 듣고 커피를 부탁드린다.
둘째는 공부를 하고 난 커피를 마신다.


남기는 걸 못한다.
음식 남기면 안 된다고 어머니께 어릴 때부터 배웠다.
습관이 됐다.
커피 한 잔을 다 비웠다.
좀 남길 것을...

'혹시'가 '역시'다.
졸리지 않다.
뭘 해야 잠이 올까...
독서?
예전에 해봤는데 더 정신이 더 또렷해진다.
밤에 잠이 안 오면 큰 일이다.

큰 일이라고 하는 것은 생각하기 싫은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생각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음... 양을 세야하나.
sheep이 sleep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잠이 온다거나, sheep이 숨소리와 비슷해서 신경에 안정을 준다는 말도 있다.

한 마디로 한국어로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는 소용없다는 말이다.
그냥 멍하니 있다가 잠드는 게 제일 빠를 것 같다.

아... 오늘 친한 목사와 통화하며 이것저것 대화한다.
물론 내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내 사정을 다 아는 사람이다.

옛 곳에 분들 중에 이미 눈치로 알고 계셨겠지만 내 글을 보고 분노하신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한다.

이전엔 그곳에 혼란이 오거나 그 사람에게 어려움이 닥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다만 잘못을 느낄 정도의 어려움은 있었으면 한다.
이번 일이 죄, 잘못이며 회개, 용서를 구해야 할 일임을 진심으로 깨닫고 느꼈으면 한다.

그래서 나에게 용서라는 것을 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잘못을 진짜로 깨닫고 용서해 달라고 해야 나도 일곱에 일흔 번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내 이상이고 망상이다.
절대 그럴 일은 없다.
잘못, 죄로 여기지 않는데 무슨 용서를...
여전히 그곳은 당당하고 그 사람은 정당하니까.

늦은 커피가 소중한 나의 잠은 날리고, 생뚱맞은 생각은 들어오게 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멍 때리기 연습을 해야겠다.
열심히 잠을 청하며 멍하니 눈감고 있어야겠다.

앞으로 늦은 커피는 마시지 않기로 하고 혹 어쩔 수 없이 마신다면 남기는 미덕을 보이기로 혼자 다짐해 본다.

이제 멍 때리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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