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돌발선수? 돌발변수(突發變數)"

소리유리 2024. 2. 2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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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친구와 통화한다. 
신앙이 없는 서울에 사는 제주도 친구다. 
오랜만에 통화하며 우리의 근황을 말하는 것 같다.  
 
옆에서 슬쩍 들었다.   
'종교단체에서 왜 그래?'
아내가 통화를 끝내고 한 마디 내게 전해준다. 
친구에게 요즘 정치에 빗대어 말을 꺼내자마자 '팽 당했구나'라고 눈치챘다고...
친구가 '교회 다니지 않는 자신도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시간이 좀 지나 이전보다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생각하면 분노, 화가 올라온다. 
아마도 그 일을 생각하지 않는 시간이 늘어나겠지만 평생 잊지 못할 일이다. 
말과 글에 대해서도 많이 무감각해지려고 노력하고 조금은 무뎌져가고 있다. 
 
아내 친구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생각나는 단어가 있어 아내에게 말해준다. 
아내가 어이없어한다. 
그전에 그 글을 같이 봤지만 늘 새로운 감정이 샘솟듯 올라온다. 
 
글을 한 번 다시 찾아본다.
이젠 헛웃음이 나는 그 문장을 이곳에 옮겨본다.
돌발선수? 돌발변수의 오타인 듯싶다. 
 
"... 3인으로 압축되면서 돌발선수들이 나타났고 
40년 동안을 지켜왔던 OO으로서 그냥 방관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그래서 공정할래야 공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O는 차마 쓰기 싫어서 표시했다) 

 

돌발변수라는 말은 '예측하거나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생긴 가변적 요인'이라고 한다. 
갑자기 생긴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무엇일까?
방관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절감할 정도의 돌발변수는 뭘까?
그리고 공정할래야 공정할 수 없는 돌발변수는 뭘까? 
 
여러 상황을 알지 못한다. 
그곳을 나오고 나서 내 나름 공정을 위해 최대한 그곳 사람들과 연락을 끊고 살아서 그곳 사정을 몰랐다. 
사정을 몰라도 결론은 추측할 수 있다. 
예측한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다. 
예측한 일?
 
예측한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될 가능성 밖에 없다. 
나 또는 다른 사람이 될 가능성이다. 
이전에 직접 대화한 내용도 있다. 
 
나에 대해선 '목회를 안 한다고 했고 OOO들에게 말했고, 목회에 열정이 없는 것이 계속 문제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런 말 안 했고 개척은 아직 생각이 없다고 했지만 본인이 사람들에게 거짓말했냐며 화를 많이 냈다. 
(O는 차마 쓰기 그래서 표시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교회성장과 다음세대를 위해선 나는 돼서 안 된다. 
두 번째 분에 대한 말은 그대로 옮겨본다. 
'그 OOO목사란 그 사람 이제 설교를 잘해 가지고 삼파전이 되면서 교회가 계속해서 이리저리 가버릴 거니까"
 
결국 나는 그렇다 치고 두 번째분은 설교를 잘해서 삼파전이 된 것이 돌발변수일까?
우습다. 
내게 기회라고 줬지만 혹 내가 될까 봐... 두 번째 분은 설교를 잘해서 그분이 될까 봐...
이것이 '돌발변수'이다. 
 
삼파전이 되면 교회가 계속해서 이리저리 안정이 안 된다는 이상한 논리다. 
3명 중 분명히 누군가가 될 것은 확실한데 무엇이 문제가 되어 돌발변수가 생겼다고 할까?
글을 쓰는 동안 쓴웃음이 나온다. 
그렇게까지...
측은하다.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고 했으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본인의 말과 행동, 결정이 '돌발변수'임을 알고 있을까?
가장 큰 돌발변수는 본인이다. 
그동안 알고 지내던 것에서 의외의 모습이 불쑥 튀어나와 버린 돌발변수다.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 프로그램 명을 도용하면... 
'분'에서 돌발변수로 인해 '사람'이 되어버린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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