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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둘째 저녁을 먹어야 한다. 20분 뒤에 수업이 있다. 급하다.. 반찬이 없다. 요즘 통 정신이 없어 냉장고가 비었다. 냉동된 떡볶이 떡과 지난번에 사둔 어묵이 보인다. 먼저 어묵을 볶는다. 어묵을 우동국수 처럼 가늘게 썰고 간장, 후추, 마늘을 넣는다. 설탕이 없다. 어쩔수 없이 베트남에서 오신 분이 주신 꿀을 넣는다. 그릇에 담아 둔다. 물을 끓이고 떡을 넣고, 시판용 떡볶이 소스를 넣는다. 아이는 내가 직접 만든 소스를 더 좋아하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다. 양파, 파를 넣고... 볶아놓은 어묵도 넣는다. 2개 남은 냉동 만두도 넣어본다. 10분만에 후다닥 만들고 아이를 부른다. 첫 마디가.. '약간 신맛이 있다' 먹어보니 나도 시다. 이유가 뭘까? ... 꿀이었다. 약간의 신맛이 있다. 그래도 이상은..

오늘 양식 2023.11.30

토사구팽(兎死狗烹)

아이들은 공부를 하고 나는 다시 산책길로 나선다. 문득 목적을 만들어본다. . 음...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아! 자동차 리모컨 건전지를 교체해야 한다. 동교동 다이소를 향한다. 골목길을 지나며 토사구팽이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내뱉고 있다. '토끼가 죽으면 토끼를 잡던 사냥개도 필요 없게 되어 주인이 삶아 먹는다는 뜻으로, 필요할 때는 쓰고 필요 없을 때는 버리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라고 온라인 사전에서 말한다. 이 말은 결국 죽어버린 사냥개, 버려져버린 어떤 것의 결과이기에 '어떻게 그럴수 있어!'라고 분개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도 한다. 현실에서는 그러한 일들이 서서히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샤냥거리가 없어진 사냥개는 할 일이 없어 쉬고... 또 쉬고... 그러다가 약해지고... 이..

오늘 하루 2023.11.30

교회 속의 '세상' 속의 교회

세상 속에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말. 반대로 교회 속의 세상은 어떠한가? 교회 속의 세상과 그 세상 속에 다시 교회가 필요하지는 않는가... 말을 그대로 "교회 속에 '세상' 속의 교회" 세상 속에서 교회로서의 역할을 요구하고 그 역할을 당연시 하는 일반화된 개념이 교회 안의 세상에서는 요구되지 않는다. 교회 안의 세상 속에 다시 교회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두렵다. 세상 보다 못한 교회 안의 세상. 교회 안의 세상 속에 진정한 교회가 요구되는 이상한 일이 익숙해져가고 있다. 참을 참이고 거짓을 거짓이라 말할 수 없게 만드는 교회 안의 세상은 경계선 없는 그냥 '세상'이다. 세상에 속해져 버린 교회가 '그 안에 다시 교회를 세워야 하는 일'을 불필요하게 여기는..

오늘 신앙 2023.11.30

'오늘'의 시작!

'오늘'의 시작을 알리며... 하루의 시간이 주어졌음에 대한 감사보다는 하루의 시간을 끝내야 한다는 벗어날 수 없는 의무감에 오늘을 시작한다. 오늘의 기록과 오늘의 사진 그리고 오늘의 생각들을 적으며 지금도 10여분이 시간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확인해 본다. 26,490 오늘 지금 순간의 걸음수. 걸으며, 생각하며, 사람들과 대화하며... 위로와 감사 그리고 분노와 울분... 사람에 감사하고 사람에 분노하고... 내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분하려는 억지스러움 속에서 결국 그 누구도 누구의 사람이 아닌 그저 나만의, 나 만을 위한 사람임을 느낀다. 더 이기적이고 더 무례하고 더 착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강요하는 이 시대에 걸맞는 모습으로 살지 못한다는 것이 왠지 안타깝게 느껴지는 오늘이다. 날씨가 춥다. 갑자기..

오늘 하루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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