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옆에 흰머리가 나온다.
이 흰머리가 머리 손질할 시기를 알려준다.
그리고 그날이 오늘이다.
상암동에 있는 '블루클럽'으로 걸어간다.
어제 많이 걸은 탓에 아직도 발바닥이 좀 아프다.
오늘은 상암동까지만 다녀오는 걸로 한다.
'켄 가이어'의 '하나님의 침묵'을 읽는다.
오래전에 '켄 가이어'의 '영혼의 창'을 많이 공감하며 읽은 기억이 있다.
켄 가이어의 책은 어렵지 않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 중 한 친구를 도울 수 없는 자신을 무력하게 느끼는 한 여성의 기도를 소개하고 있다.
주님,
주님께 간청합니다.
주님이 그와 동행해 주십시오.
밤이 찹니다.
젖은 나뭇잎들이 어두운 길 언저리를 가리고 있습니다.
그는 방황하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만 있다면 그와 함께 걸으며
그의 어깨를 감싸주고
제 외투를 벗어주고 싶습니다.
그를 눈여겨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주님은 그를, 어두운 빗속을 힘 없이 걷고 있는
그의 발걸음을 보고 계시는지요?
아니면 그가 자해하기 전
그가 도움을 청했던 그때처럼
주님은
여전히 그렇게 바쁘신가요?
마지막 문구가 마음에 와닿는다.
'주님은 여전히 그렇게 바쁘신가요?'
하나님의 침묵에 대한 속마음을 표현한 것 같다.
종종 아니 자주 열심히 찾고 기도하고 부르짖어도 아무런 응답이 오지 않는다.
해결될 기미도 모이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일이 터진다.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원망을 돌릴 대상을 찾는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한다.
'여전히 그렇게 바쁘신가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바쁘신 분에게 더 이상 도움을 청하지 않게 될까?
아니면 그래도 때때마다 찾게 될까?
지금 당장 여전히 바쁘시지만 내겐 침묵하시는 하나님이 야속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하나님의 침묵은 하나님의 부재를 뜻하지는 않는다.
이해할 수 없지만 그 침묵은 나에 대한 무관심이 결코 아니다.
내게 필요한 것은 침묵의 시간을 견디고 버티는 것이다.
그때도 그리고 지금도...
... 아직 책 앞부분이다.
계속 읽어봐야겠다.
'켄 가이어'의 책을 읽으면 공감과 적용이 자연스럽게 된다.
읽기엔 쉽고 생각하는 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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