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명당 그리고 유토피아"

소리유리 2024. 12. 9.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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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으로 출발한다. 

1시간 40분 정도 걸려 도착했다. 

여기서 서울추모공원으로 향한다. 

유가족대기실에서 예배를 인도한다. 

 

 

유족들과 같이 식사를 하고 기다렸다가 안성에 있는 '유토피아 추모관'으로 간다. 

사실 추모공원에서 헤어질까 하다가 시간도, 상황도 같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동행한다. 

추모관에서 잠시 예배를 드리고 나는 먼저 집으로 향한다. 

 

2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다. 

집에 도착하니 배고프다고 하는 첫째가 날 맞이해 준다. 

둘째도 곧 도착한다. 

 

어묵채볶음과 햄을 얇게 썰어 구워준다. 

순두부찌개와 달래장도 있다. 

같이 이른 저녁을 먹고 학원에 데려다준다. 

 

집에 오니 피곤하다. 

그래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오늘 못한 산책을 한다. 

끝남동에서도 가장 안쪽을 돌아다녀본다. 

딱 만보만 채우고 들어오자고 결심한다. 

 

 

...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안치할 곳을 선택하는데 안내하는 분이 이런저런 설명을 해준다. 

기독교라서 기독교인들이 모인 곳을 안내도 해준다. 

그리고 햇볕이 잘 드는 곳, 경치 좋은 곳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보기 좋은 높이에 있는 곳은 비싸다. 

 

유가족들이 한 자리를 선택했다. 

안내하시는 분이 '가족이 한 마음으로 결정한 곳이 명당입니다'라고 말한다. 

참 재밌는 말이다. 

 

명당을 고를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교회, 기독교임에도 명당을 잘 골랐다고 이야기해 준다. 

명당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풍수지리에서, 아주 좋은 묏자리나 집터'다.  

말 그대로 하면 밝은 집!

한 마디로 좋은 자리다.

하지만 그냥 햇볕이 드는 또는 보기 좋은 자리가 아니라 풍수지리를 통해 자손들에게 복을 주는 자리가 명당으로 통용된다. 

 

유토피아 추모관

유토피아라는 말도 그렇다. 

유토피아에 대해 백과사전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상적인 국가를 뜻하는 말. 토마스 모어의 동명의 소설 제목이기도 하다.

플라톤의 <국가>에서 최초로 유토피아의 개념이 제시된 이래, 여러 작가의 작품에 모델로 등장했으나 토마스 모어의 소설 <유토피아> 이후 ‘유토피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유토피아(utopia)'는 그리스어로 ‘없다’는 의미의 ‘ou’와 ‘장소’를 뜻하는 ‘topos’가 합쳐져 만들어진 합성어로, 어디에도 없는 곳을 의미한다.

15세기 이후 현대까지 여러 종교집단과 정치개혁가들이 유토피아를 모델로 한 이상적인 공동체의 건설을 꾀하였으나, 대개 오래가지 못했다.

 

이상향이라고 말하는 유토피아는 한 마디로 어디에도 없는 곳이다. 

현실에서는 찾을 수 없는... 

하지만 사람들은 유토피아를 꿈꾸고 명당을 찾는다. 

현실의 답답함에, 희망을 찾지 못해 초월적인 무언가를 기대하고 찾는다. 

 

유토피아, 명당이 좋은 것이고 찾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을 말하는 것이다. 

일확천금, 로또, 복권, 투자가 아닌 투기 등의 재테크 등...

그리고 사회,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의 유토피아, 다 잘 될 수 있는 명당!

 

문득 유토피아는 없고, 명당도 없다는 것에서 이 땅은 완전,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답답한 현실 속에서 절망, 포기하자는 말도 아니다. 

최선을 다해 변화시키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또 하나 생각할 것은 완전 완벽한 곳을 바라봐야 한다.

 

이 땅이 아닌 다른 곳이다. 

오늘 고인에 대한 모든 장례절차를 끝내고 언젠가 다시 만날 소망을 말했다. 

고인을 다시 만날 그곳이다. 

그곳에 대한 기대와 소망으로 이 땅에서 목적과 방향을 잘 잡고 살아간다면...

명당은 필요 없고 자연스럽게 유토피아와 비슷한 이상적인 국가와 사회, 공동체가 되지 않을까?

 

그곳의 소망을 품고 이 땅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그것이 이 땅에서 청지기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사명이다. 

정말 이 땅이 밝은 곳으로, 올바른 곳으로, 행복한 곳으로 조금씩 변화되길 소망해 본다. 

 

오늘은 피곤해서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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