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SLOW..."

소리유리 2023. 12. 2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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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처방전을 주고 집에 와서 연락을 기다린다. 

아버지 약이 많아 시간이 좀 걸린다. 항상 처방전을 주고 집에서 기다리다가 연락이 오면 찾으러 간다. 

어제 늦게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그런지 몸이 피곤하다. 

 

졸리다... 때마침 약이 다 됐다고 연락이 온다. 

멍하니 있다가 그래도 움직여야지 생각하고 약국이 있는 망원역까지 걸어간다. 

바로 집에 돌아오기 그래서 한강까지 갔다가 집으로 가기로 한다. 

 

 

망원동 한강공원에 도착했다. 

바람이 조금 불지만 기분은 상쾌하다. 

눈도 오고 추워서 사람들이 많이 없다. 

롱패딩에 모자를 쓰니까 그리 춥진 않다. 롱패딩에 야광색이 있어 주차요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따뜻하면 된다. 

한강과 이어지는 홍제천 쪽으로 간다. 

 

 

"천천히... SLOW"

정신없이 살아오다가 천천히, 아주 느리게 생활패턴이 바뀌었다. 

쉬는 것이 아닌 멈춘 것 같은...

 

너무 빨리 왔으니까 이제 조금 천천히 가는 연습을 하자. 

아니... 천천히 가며 주변을 살펴보자. 

느림의 미학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그래! 지금은 느림을 즐기고 느림을 최대한 활용해 보자. 

 

첫째에게 전화가 왔다. 

먼저 전화할 때는 용건이 있을 때다. 가장 많은 용건은 송금이다.

전화를 받으니 오늘 시험을 잘 봤다고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한다. 

역사 공부시켜 준 아빠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겠다는 믿지 못할 약속도 서슴지 않고 한다. 

 

옛 분(?)에게 문자가 왔다. 예상치 못한 문자다. 

나를 생각해 주고 응원하주시는 분이 있다는 것만으로 지금은 많은 위로와 감사가 된다. 

이런저런 사정을 말씀드리긴 그렇다. 아직까지는 선을 지키고 싶다. 

감사의 문자를 보낸다. 

 

집에 와서 방을 정리한다. 

혹시 몰라 놔두었던 전선들을 다 버리고, 오래전부터 모았던 찬양 테이프와 CD, 자료를 모았던 CD를 버린다. 

하나하나 찬양 테이프를 모으고, 시간이 지나면서 CD를 모으고...

찬양테이프만 수백 개가 있다. CD도 몇백 장... 백개 이상 모아둔 CD 가방만 6, 7개 된다. 

 

성격상 미니멀라이프로 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과감히 버린다.

짐을 둘 곳이 없다는 공식적인 것과 이제 사용하지 않는 것, 버릴 필요가 있는 것은 미련을 갖지 말자는 비공식적인 마음의 표현이다. 

 

천천히... 

버릴 것들, 정리할 것들.. 마음과 생각들...

그리고 사람들...

 

... 둘째가 오늘도 학교에 안 갔다. 

내일은 갈 수 있을 것 같다. 

가서 좀 챙겨줘야겠다. 

 

미니멀 라이프... 느림의 미학...

그리고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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