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앙

"주객전도"

소리유리 2024. 4. 28. 14:24
728x90
반응형


오늘따라 빈자리가 많이 보이는 예배당이다.
아내에게 말한다.
바로 대답해 준다.
곧 5월이라고...
아내도 이번주는 수업이 취소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코로나 이후 급격히 변화된 현상이다.
예배당에 오지 않아도 영상을 보면 된다는 생각이 심겼다.

그것도 처음엔 예배시간에 보지만 언제부터는 아무 때나 녹화된 것을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특별한 사정은 나름 이해하지만  너무 편하게 생각하는 것은 씁쓸하다.

더 씁쓸한 것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교회의 인식이다.
아이들 시험 때, 연휴, 5월은 본래 그렇다고 여기는 것...

오늘 아이들이 예배 후 삼겹살파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일찍 끝났다.
물어보니 삼겹살파티 때문에 예배는 30분 만에 끝났다고...

음... 사정상 일찍 끝낼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삼겹살 파티 때문이라는 것이 나는  좀 그렇다.

내가 너무 고지식한 걸까...
함께 지어져 가는 교회를 꿈꾸며 이런저런 생각과 원칙을 생각한다.
나름 기존 교회의 잘못된 틀을 깨며 정리해 본다.

음... 내가 고지식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원칙을 깨는 것은 싫다.
틀은 바꾼다. 그것도 과감하게...
없앨 것은 없앤다.
하지만 주객전도되는 것은 싫어한다.

그래서 설교도 본문에서 벗어난 좋은 내용을 싫어한다.
내용은 좋다. 교훈적이다.
하지만 본문과 별 상관없다.
어떻게 하라는 것은 기억나는데 오늘 본문은 모르겠다.

좋은 강의다.
하지만 좋은 설교는 아니다.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결국 좋은 강의는 성도에 끌려다니는 교회가 된다.

성도를 이끄는 것이 아닌 끌려다니는...
마케팅에 최선을 다하는 교회가 된다.
오늘 그런 생각을 더 하게 된다.

성도의 취향에, 요구에 적극 맞춰주는 교회.
죄, 심판, 지옥 등은 언급하지 않는 설교.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강조하는 설교.
성경적인 목회보다는 부담 없고 친절한 서비스를 보여주는 목회.

주객전도된 교회다.
그래서 성도들이 더하고 교회가 더 심하다는 말들을 듣는다.
사람이 앞서고, 스펙이 우선이고, 돈 많은 사람이 대우받는...

좋은 게 좋다며 온갖 불법을 저지르고도 뻔뻔한 교회들이 많다.
불법 건축물도 교회가 많다.
헌금으로 벌금을 내면서 당당하다.

또한 교회성장을 위해 불법을 행한다.
전도를 위해 부정한 방법을 택한다.
거짓을 행하며 아멘을 외친다.

주객전도된 우리들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에 익숙한 우리들은 오염된 믿음으로 아멘 한다.
좋은 게 좋다고 그냥 넘긴다.
그렇게 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비성경적인 교회의 안정을 위해...
주객전도된 교회의 평화를 위해...
침묵으로 동참한다.

그리고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주변에서도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여준다.
그리고 잊는다.

그래서 나는 함께 지어져 가는 성경적 교회를 더 꿈꾸게 된다.





LIST

'오늘 신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한 신앙생활"  (0) 2024.05.25
"적반하장"(賊反荷杖)  (0) 2024.05.18
"단 한 가지의 몰락"  (1) 2024.04.19
"교회는 보험회사가 아니다!"  (0) 2024.04.14
"대표기도(2) - 말투"  (0) 2024.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