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창작

"무제 6 - 대씨"

소리유리 2024. 2. 2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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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씨는 마음이 좋지 않다.
'팽'씨 때문이다.
잊고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 있지만 방심하면 문득 팽씨를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생각을 급히 돌린다.
일부러 노래도 크게 하고, 그림도 그린다.
인터넷을 하고 운동도 한다.

멍해지면 안 된다.
무의식적으로 생각할 때도 있다.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팽씨를 생각하면 미안하고 답답하다.
왠지 내가 죄인이 된 것 같다.
이게 다 '천'씨 때문이다.

천씨가 본래 자기만 아는 사람이지만 그렇게 나쁘고 거짓으로 가득 찬 사람인 줄 몰랐다.
이번 일로 대씨는 놀랐다.
당당하게 불의를 선포하는 상황...
음... 여기가 마치 북한 공산당인 줄 알았다.

대씨는 혼잣말한다.
"아니 팽씨도 문제다.
그동안 천씨가 어떤 사람인 줄 알았으면 미리 준비를 해야지!
분명 거짓, 헛소문과 조작, 불의가 있을 것을 예측 못한 팽씨도 잘못했어"

말하고 나니 조금 나아졌다.
아니 다시 찝찝함이 몰려온다.
"그래도 천씨가 너무 했어.
그렇게 오래 부려먹고 그러면 안 되지...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이번엔 다시 원망이 팽씨에게 간다.
"그동안 뭐 한 거야?
여기가 이런 곳인 줄 몰랐어?
세상모르고 그렇게 살면 누가 알아준데?"

대씨는 천씨와 팽씨를 향한 불만을 번갈아가며  내뱉으며 혼자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
위로가 안 된다.
그래도 마음이 좋지 않다.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대씨는 글을 쓴다.
"팽씨에게...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분노하거나 절망하지 마라. 남은 삶을 그렇게 살기에는..."
어디서 봤던 글과 비슷하다.
쓰던 종이를 꾸겨 쓰레기통에 버린다.

'장'씨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 파티를 깜박했다.
특별히 출장뷔페를 불러 파티하기로 했는데...
장씨들만의 모임인데 빠지면 안 된다.
천씨도 온다. 천씨 눈에 엇나가면 안 된다.

천씨 생각하니 또 잊은 것이 생각났다.
'부'씨들에게 단체문자 보내야 한다.
흔들리지 말고 천씨에게 절대복종해야 함을 전해야 한다.
천씨를 중심으로 안정되고 사업이 번창해야 한다는 문자를 보낸다.
천씨가 오늘 중으로 꼭 보내라고 했다.

대씨는 잠시 잊었다.
본인이 천씨와 함께 모든 일을 함께 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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