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차를 수리했다.
시간이 꽤 걸린다.
불광천 길을 걷는다.
햇볕을 피해 그늘을 찾아 걷는다.
오전 8시 40분에 맡겨 오후 1시에 수리가 끝났다는 문자를 받는다.
걷는 속도를 올린다.
수리비를 결재하고 차를 운전한다.
어?
느낌이 완전 좋다.
다른 차로 느껴질 만큼 좋아졌다.
역시 돈이 들어가니 차도 좋아하나 보다.
조금 더 밟아 본다.
70까지 쭈욱 올라간다.
어?
운전석 쪽에서 '탁탁탁' 소리가 일정하게 난다.
속도가 줄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다시 밟아 60이 넘어가면 소리가 난다.
바로 유턴해서 다시 돌아간다.
카센터 사장님이 운전대를 잡고 나는 조수석에 앉는다.
60이 넘어가고 70에 가까이 오니까 소리가 난다.
카센터로 돌아간다.
차를 리프트에 올린다.
원인을 금방 찾는다.
그리고 아주 아주 허무하다.
운전석 쪽 바퀴에 검정 절연 테이프가 붙어있다.
절연 테이프가 일정 속도에서 바닥을 치는 소리였다.
허무하고 황당하다.
작은 절연 테이프가 요란한 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 요란한 소리에 호들갑을 떨었다.
차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원인을 알게 되면 별게 아닌데...
일을 크게 만든다.
그리고 실제로 일이 커진다.
절연 테이프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여파가 크다.
원인을 찾기보다는 원인으로 인한 결과로 호들갑을 떤다.
처음 시작된 그 원인은 절연 테이프 같은 것들도 많은데...
내가 겪은 일도 어떻게 보면 절연 테이프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저 한 사람의 욕심, 잘못된 생각, 이기적인 마음 그리고 한 사람의 죄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절연 테이프는 많은 이들에게 혼란과 상처를 주고 그 마음을 강력 접착제로 딱딱하게 굳어지게 한다.
재빨리 바퀴에 붙은 절연 테이프를 제거해야 한다.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다.
... 차가 좋아졌다.
절연 테이프를 제거하니 더 좋아졌다.
당분간 아니 오랫동안 차 때문에 불광천을 걷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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