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우여곡절 (迂餘曲折)"

소리유리 2025. 6. 1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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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아침 아이들을 다른 시간에 교회로 데려다준다. 

다른 시간이란 말은 두 번 간다는 뜻이다. 

교회 가기 귀찮다고 하긴 그렇지만 귀찮다. 

 

집에 와서 정리를 한다. 

패드에 저장한 설교를 다시 읽으며 표시한다. 

카톡이 온다. 

아내가 마중물에 필요한 것을 찾았는데 지금 바로 가지러 가자고 한다. 

음... 이대 근처다. 

후다닥 갔다 온다. 

 

나와 아내는 아침 겸 점심으로 아주 간단하게, 애들 점심은 도시락에 밥과 김 그리고 돼지고기고주창볶음이다. 

시간이 빠듯하다. 

가방에 주보, 홍보지, 패드, 노트북 등을 챙겨 넣는다. 

홍보지는 어제 미리 프린터 해서 문에 붙이기 좋게 테이프 작업을 미리 해놓는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아내가 주문한다.

신속히 커피를 내리고 얼음을 넣는다. 

덩달아 내 1,180L 대용량 텀블러에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제작한다. 

 

도시락과 2개의 텀블러 그리고 자동차 키를 들고 아이를 데리러 간다.

그래도 차가 안 막혀 일찍 왔다. 

일찍 오면 주차자리가 없었는데 다행히 딱 한 자리가 있다. 

후다닥 주차한다. 

 

그리고... 

뒷자리에 내 가방이 없다. 

이 말은 성경책, 헌금, 주보, 홍보지, 설교노트, 악보 등이 다 없다는 의미다. 

당황? 황당? 

한 마디로 '멘붕'이다. 

 

시간? 

지금 집에 다녀오면 예배시간에 늦는다. 

아내는 메일로 보내놓은 것 없냐고 묻는다. 

없다고 말한다. 

재차 아내가 묻는다. 

재차 없다고 말한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주차를 똑바로 잘하는 것!

후다닥 예배당으로 올라간다. 

마음이 분주하다. 

지금 할 수 있는 예배 파워포인트를 다운로드한다. 

 

어? 

메일 비밀번호가 틀린다.  

지난번 바꿨는데... 이게 맞는데... 틀리다고 한다. 

비밀번호 수정으로 들어간다. 

인증을 받는다. 

새 비밀번호를 누른다. 확인을 누른다. 

 

또 당황스럽고 황당하다. 

이전 번호와 똑같다고 안내해 준다. 

다시 홈으로 들어가 로그인한다. 

파워포인트를 다운로드하고 화면으로 비춘다. 

 

주보는 온라인에 올린 주보를 다운로드하여 프린트한다. 

프린트하며 문득 생각난다. 

아!

설교와 악보를 패드에 보내기 위해 한글로 작업한 파일을 PDF파일로 저장해 카톡으로 보낸다. 

이제야 생각이 났다. 

아내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데... 메일이 아닌 카톡에 올려놓은 PDF파일이 이제야 생각났다. 

 

차에 가방이 없는 순간 당황, 황당한 마음에 내 카톡에 보낸 파일을 생각하지도 못했다. 

후다닥 카톡을 로그인하고 프린트한다. 

오랜만에 종이 설교문으로 설교를 한다. 

 

정말... 감사하다. 

가방을 놓고 온 실수를 그래도 어찌어찌 넘어간다. 

주보, 설교, 악보 등 그리고 헌금도 온라인으로!

성경은 교회 있는 것으로... 

 

우여곡절 끝에 예배를 마쳤다. 

'여러 가지로 뒤얽힌 복잡한 사정이나 변화'라는 우여곡절이라는 사자성어가 오늘 딱이다. 

교회 홍보지가 없어 교회 알리기는 오늘 쉰다. 

 

오랜만에 오랜 시간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 

가방을 놓고 오는 실수를 범했지만 그 나름 행복한 예배와 나눔이다. 

실수로 인해 다음에 더 조심할 수 있게 됨에 감사하다. 

 

다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비가 억수로 쏟아진다. 

세차해야 하는데... 무료 자연 세차다! 

이것도 감사하다.

 

우여곡절 속에 하나님의 돌보심을 느낀 오늘!

오늘도 주일을 잘 보낸다.

이제 또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이다. 

감사로 한 주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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