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책과 책장 옮기기"

소리유리 2026. 7. 9. 23:07

어제 오후에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제자를 만났다. 

방학이라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 

매년 들어올 때마다 밥과 차 그리고 담소를 나눈다. 

 

퇴근 후에 집에서 수요설교를 마무리하고 약속 장소로 간다. 

밥은...

합정 교보문고 밑에 있는 봉추찜닭이다. 

 

오래전에 홍대에 있는 봉추찜닭을 자주 갔었다.

제자와도 몇 번 갔었던 곳인데 지금은 사라졌다. 

봉추찜닭 중에 제일 맛있던 곳인데 ㅠㅠ

 

차는 상암동에 있는 '더 브래드 팬트리'!

작년에도 제자와 왔던 곳이다. 

그때 빵이 맛있다고 했는데 또 먹고 싶은지 말하자마자 바로 가자고 한다.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선물을 가지고 온다. 

처음에 폼피아 비누를 받고 사용해 보니 향도 좋고, 품질도 좋아 선물은 그냥 그걸로 하라고 했다. 

한 번 가져오면 1년 동안 아껴 쓴다. 

 

다만 다른 가족들이 쓰면 금방 없어진다. 

요즘은 안방 화장실에 숨겨놓고 나만 쓴다. 

보충되었으니 거실 화장실에도 선심 쓰듯 몇 개 놔둔다. 

 

커피의 명품이라는 바샤커피도 가져왔다. 

커피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국에 들어올 때 직항이 없어 늘 싱가포르를 거쳐 온다. 

그리고 커피 좋아하는 나를 위해 선물도 해주는 착한 제자다. 

 

그리고 오늘... 

업무를 마치고 칼같이 퇴근한다. 

오늘부터 할 일들이 있다. 

비가 오락가락 그리고 퇴근하는 시간에 햇볕이 쨍쨍하다. 

 

 

집에 오니 고양이들이 안 보인다.

둘째 방 베란다를 가본다. 

역시 이곳에 있다. 

 

 

주인이 왔는데 쳐다보지도 않는다. 

지들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지...

암튼 오늘부터 책장과 책을 예배당으로 옮긴다. 

 

옆집에 잘 보관되어 있다. 

몇 년 전 부모님 댁과 서로 집을 바꾸면서 책장과 책은 놓을 곳이 없어 그대로 두었다. 

그리고 이번 연남동 교회에 기독교 책방 겸 독서방을 두려고 한다.

주로 내가 사용하겠지만 대여 및 외부반출은 안 되고 공유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책을 볼 수 있다. 

 

음... 급피곤이 몰려와 잠시 눕는다.  

둘째가 왔다. 

내가 쉬는 것을 보고 둘째도 자기 방에 눕는다. 

 

음... 더 늘어지면 안 된다. 

옆집으로 가서 책장에서 책을 빼서 끈으로 묶는다. 

반복되는 일이다. 

이사할 때 책을 꽤 버렸음에도 많다. 

 

책장 1개를 비우는데도 시간이 꽤 걸린다. 

혼자서 낑낑대며 주차장까지 옮겨본다. 

투싼 뒷자리를 눕히고 책장을 넣어본다. 

음... 트렁크 문이 닫히지 않는다. 

 

둘째를 깨운다. 

끈으로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묶고 둘째를 보조석에 태우고 아주 천천히 운전한다. 

혹시 책장이 움직이는 유심히 보라고 말한다. 

차로 1, 2분이면 가는 거리다.  

 

그래도 둘째가 힘이 세다. 

큰 힘이 된다. 

2층에서 내리고, 2층으로 올라간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휴지와 물이 문을 막고 있다. 

후다닥 치우고 책장을 올린다. 

꽤 무겁다.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한다. 

 

책장 하나만 옮기려고 했는데 하는 김에 하나 더 한다. 

그리고... 둘째가 땀범벅이 됐는데 하나 더 하자고 한다. 

총 6개의 책장이다. 

3개를 옮기고 토요일에 나머지 3개를 하기로 한다. 

 

집으로 와 책장에 빼곡히 꽂혀있는 책들을 다시 끈으로 묶는다. 

반복 그리고 또 반복...

비어진 책장을 또 옮긴다.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던 책장이다. 

대충 25년은 넘은 것 같다. 

책을 많이 넣고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게 하기 위해 높이와 폭을 좁게 만든 7단짜리 책장이다. 

아직 튼튼하다. 

 

이제 보상의 시간이다. 

피자, 치킨, 마라탕 등등을 이야기하다가 감자탕으로 결정한다, 

연남동에 송가네 감자탕이 있다. 

 

기왕 차로 가는 거 책도 옮긴다. 

먼저 감자탕집에서 뼈해장국 2인분을 사고 예배당으로 간다. 

트렁크에 있는 책들을 옮기기 시작한다. 

 

보상해 주는 만큼 일도 열심히 한다. 

책 묶음이 대충 열 몇 개 된다.

양손에 들고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한다. 

아직 옮겨야 할 책들이 많이 남아있다. 

토요일 나머지 책장을 옮기고 시간 나는 대로 책들을 옮기고 주제에 맞게 꽂아야 한다. 

 

처음에 혼자 책장을 옮길 때 오른쪽 팔꿈치 쪽이 삐끗했다. 

팔을 굽히는데 아프다.  

그동안 너무 몸을 사용하지 않은 탓이다. 

앞으로 몸도 많이 움직여야겠다. 

근력운동도 좀 해야겠다. 

 

둘째가 오늘 잠을 푹 잘 것 같다고 한다. 

나도 그렇다. 

팔에 파스나 붙이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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