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플로터"

소리유리 2025. 12. 2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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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기부금 전달식이 있을 때에 폼보드를 제작한다.

A1 사이즈 크기에 기부자의 이름과 기부금액을 인쇄한다. 

전달식에서 사용된다. 

 

전달할 때는 큰 폼보드가 폼(?)은 난다. 

하지만 그 큰 폼보드를 기념으로 가져가는 분은 거의 없다.

학교에 놓고 간다. 

 

그리고 그 큰 폼보드는 하나씩 사무실에 쌓여간다. 

수명을 다한 폼보드는 점점 골칫거리가 되어간다. 

언젠가 한꺼번에 치우자는 말을 여기저기서 한다. 

 

기부하시는 것에 비해 폼보드 제작비는 작지만 모여지면 그것도 무시하지 못한다. 

다른 방법을 생각하다가 예전에 전지를 인쇄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플로터라는 기계다. 

플로터에 대해 구글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플로터(Plotter)는 CAD 도면, 그래프, 지도, 포스터 등 대형 벡터 그래픽을 종이나 필름 같은 평면에 정밀하게 그려내는 출력 장치로, 일반 프린터보다 훨씬 큰 사이즈 출력이 가능하며, 건축, 디자인, 광고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펜을 이용해 직접 그리는 방식에서 발전해 잉크젯 방식이 주류이며, 이미지용(안료 잉크)과 도면용(수성 잉크)으로 구분되기도 하고, 칼날로 재단하는 커팅 플로터도 있습니다"

 

오래전 학교에서 일하던 분이 계셔서 가끔 전지 크기의 인쇄물을 프린터 해주셨다. 

총신에도 플로터가 있는지 물어본다. 

기계를 잘 모른다. 

설명한다. 그리고 가격을 찾아 말해준다. 

프린터에 비하면 비싼 기계다. 

그냥 말로 끝난다. 

 

 

그리고 오늘... 

한쪽 구석에 얌전히 있는 플로터를 발견한다. 

여기에 있는지 몰랐다. 

 

팀장에게 물어본다. 

10년이 넘은 기계로 사용한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고가의 기계가 한쪽 구석에서 놀고 있다. 

 

모델을 한 번 검색해 본다.

10여 년 전의 모델이지만 당시 500만 원 정도 되는 제품이다. 

지금도 중고로 100만 원이 넘게 거래되고 있다. 

 

아깝다. 

누군가 필요해서 학교를 설득해서 구매했을 텐데...

게다가 비싸서 쉽게 허락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이유인지 많이 사용하지 않았고 지금은 구석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다. 

 

아니 기회가 되는대로 사용할 계획을 세워야겠다. 

점검은 받아야겠지만 만들어진 이상 제값은 하고 마감해야지!

앞으로 할 일들을 생각해 보면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계다. 

다만 주인을 잘못 만났다. 

 

구상하는 것들이 차차 진행되면 열심히 일을 시켜야겠다.

그동안 빼먹지 못한 것(?)까지 충분히 제 역할을 감당하게 만들어야겠다. 

만든 사람에게 부끄러운 기계가 되지 않게!

... 그리고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비싸고 귀하게 만들어졌는데...

플로터처럼 한 구석에서 그 용도를 못하고 있다면 만든 분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가!

할 수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 오늘도 고양이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아내가 고양이를 향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천재야 천재'

 

지난번 화장실에 들어가 세면대 물을 틀었다는 말에 아내는 탄성을 자아냈다. 

똑똑하다고...

나는 화장실 문을 꼭 닫아야겠다는 의도로 말한 것인데...

화장실을 배회하는 '플루토' 사진으로 마무리한다. 

생각해 보니 '플로터'와 '플루토' 라임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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