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99살을 향한 지도와 편달"

소리유리 2025. 11. 2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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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직원채플이 있다. 

하지만 이번 주는 금요일, 바로 오늘이다.  

특별한 순서가 있기 때문이다. 

 

종강채플과 총신대학교 명예신학박사 수여식이 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주중에 전화가 한 통 왔다. 

 

내 전화기가 가끔 신호가 끊긴다. 

마침 처음부터 소리가 끊긴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다. 

잘 알아듣지 못하는 나를 뭐라고 하지 않고 천천히 말씀하신다. 

 

알고 보니 금요일에 오셔서 명예신학박사를 받는 분이다. 

본인의 아픈 부분을 말하시며 어떻게 준비해야 가야 할지 물으신다. 

아주 정중하고 차분하게 말씀하신다. 

필요한 부분에 대한 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떤 분인지 잘 몰랐다.

 

 

오늘 채플에 들어가서 이번 명예신학박사학위가 총신대학교 최초 수여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 식이 진행되는 동안 마음이 자연스럽게 숙여졌다. 

한국교회를 이끄는 쟁쟁한 분들의 스승으로 '성경'을 강조한 교수님이자 목사님!

그리고 명예박사를 받으신 목사님의 감사의 말에 큰 감동과 울림을 받았다. 

 

첫 시작은 감사한 분들에 대한 이야기로 평범하게 시작됐다. 

그리고 참 놀라운 이야기를 하신다. 

식이 끝나고 자리에 돌아와 영상을 다시 보며 목사님의 말씀을 그대로 적어봤다. 

 

"하나님께서 제게 이 음성을 들려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너 한국교회를 위해서 과거보다 더 봉사하고 더 충성하고 더 열심히 일해라.
하나님의 음성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 하나님의 음성 받들어서 한국교회를 위해서 더 봉사하고 더 충성하는 그러한 삶을 살고자 합니다. 
여기서 여러분의 협조와 편달이 필요한데 과거에 저를 위해서 그렇게 하셨듯이 앞으로도 이 사람이 한국교회를 위해서 좀 더 보람 있는 충성을 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지도와 편달을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927년생인 목사님이다. 

그런데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과거보다 더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충성하고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끝이 아니다. 

청중들에게 협조와 편달이 필요하다고 하신다. 

과거에도 그러했듯이 앞으로 한국교회를 위해 더 보람 있는 충성을 할 수 있도록 지도와 편달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씀하신다. 

 

말씀하시는 것이 결코 가식으로 들리지 않는다. 

이제 마음 편히 쉬신다고 해도 그 누구 하나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후배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다는 평이한 말을 해도 사람들은 박수를 칠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당장 현장에서 뛸 것처럼 더 봉사하고 더 충성하는 삶을 살겠다고 하신다. 

게다가 앉아있는 한참 후배들에게, 제자들에게, 어린 학생들에게 협조와 편달, 지도를 간절히 부탁하신다. 

목사님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참으로 길게 그리고 깊게 남는다. 

 

 

참 귀하다. 

그분의 삶을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으로 그분의 삶이 그려진다. 

목사라는 직분을 가진 분들 중에 진심으로 존경할 분을 찾기 어렵다. 

특히 그 일로 인해 더욱 그러하다. 

굳이 말하고 싶지 않지만 오늘 목사님의 귀한 말씀을 들으며 그 사람이 참 측은하게 느껴진다. 

아니 그 사람을 언급하는 것조차 부끄럽다. 

 

나는 인생의 황혼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꾸미는 말이 아니라 진짜 진심에서 나오는...

지금 생각해 보니 진짜 택도 없다. 

아직 진짜 멀었다. 

 

참 귀한 말을 들었다. 

문득 사도 바울의 말이 떠오른다. 

빌립보서 3장 13, 14절이다. 

 

13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14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여전히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시는 한국 나이 99세인 목사님!

그동안 이루어놓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오직 앞에 있는 것을 잡기 위해 사람들에게 지도와 편달, 협조를 부탁하는 진심 어린 말.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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