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에 퇴근한다.
첫째 학교에 가기 위함이다.
오늘 횃불예배가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석한다.
아침에 비가 조금 와서 혹시나 하고 조퇴지참원을 올리지 않았다.
비가 오면 예배가 최소된다.
점심때 날씨를 보니 오후에도 비가 오지 않을 것 같다.
팀장에게 말하고 급하게 조퇴결재를 받는다.
6시부터 학교를 개방한다고 하지만 조금 늦으면 주차자리가 없다.
5시 10분에 퇴근해 5시 40분쯤 도착한다.
너무 일찍 왔다는 생각이 무색하게 차들이 속속 들어온다.
사진은 어둡게 찍었다.

7시 반부터 찬양이 시작되고, 8시 정각에 횃불예배를 드린다.
제일 먼저 간다고 말한 둘째는 사정이 생겨 못 오고 아내는 집에서 이제 출발한다.
시청역까지 마중 나오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산책도 할 겸 교정을 가로질러 정문으로 향한다.
아직 여유가 있어 자리가 많다.

교문을 지나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다.
생각 없이 계속 걷다 보니 길을 지나쳤다.
시청역이 아닌 광화문쪽으로 가고 있다.
급하게 방향을 돌려가는 중에 아내에게 전화가 온다.

시청역에 도착한 아내가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
학교 쪽으로 나오라는 내 말에 왜 바로 앞으로 마중 오지 않았냐고 구박한다.
길을 잘못 들어 지금 가고 있다고 변명한다.
아내와 학교로 들어간다.
많이 비었던 자리가 어느새 거의 다 찼다.
서둘러 자리를 잡고 앉는다.

찬양이 시작되고 장관이 펼쳐진다.
둥글게 자리를 가득채운 사람들이 찬양하며 열심히 율동을 따라 한다.
믿지 않는 학생들과 사람들도 꽤 있겠지만, 다들 즐겁게 따라 하며 찬양한다.
작년에도 봤지만 멋진 장면이다.

예배가 시작된다.
간소화된 예배 형식이 아니다.
교독문도 읽고, 찬송가도 3절까지 다한다.
대표기도와 합창단 찬양도 있다.
설교도 짧지 않다.
예배 후에는 서로 축복해 주는 시간을 갖는다.
마무리는 140주년 촛불로 마무리한다.

학교가 교회다.
아니 교회인 학교다.
참여한 모두가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순 없다.
분위기에 이끌린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시간이 지나면 교회에 가지 않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 보여지는 이 장면을 꿈꾼다.
1년에 한 번 하는 특별한 횃불예배가 아니라, 매주 드려지는 예배가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9시가 조금 넘어 예배가 끝났다.
그동안 준비한 것을 끝낸 조금의 허무함으로 마무리되기보다는,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삶으로의 예배'로 이어지길 소망해 본다.
피곤한 하루가 끝났다.
이제 집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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