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로 전화를 걸어 무작정 1번을 누르면 내 자리로 연결된다.
오늘도 사람들은 일단 1번부터 누르고 본다.
증명서 발급부터 교수 연구실 안내, 장학금 문의, 학교 안내, 그리고 신학대학원 업무까지...
내 업무와 상관없는 수많은 요구가 쏟아진다.
그들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원하는 용무를 해결하고 싶은데 어디로 연락해야 할지 막막할 때, 가장 쉬운 탈출구를 찾는 법이다.
아마 그게 ‘1번’이었을 것이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예전에 급한 AS를 받기 위해 전화했는데 너무 복잡하고 연결이 되지 않는다.
몇 번 연결을 실패하고 요령을 터득했다.
구매와 관련된 번호를 누르면 거의 상담사에게 바로 연결된다.
그런 마음으로 전화하는 사람들이 1번을 눌렀을 것이라고 혼자 이해해 본다.
물론 후원 관련 전화가 가장 많다.
그리고 후원 업무를 하면 다양한 사람과 교회를 만난다.
후원 약정서를 정리하며 아주 특이한 이름을 발견한다.
약정서에 총신대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을 길게 적은 것도 있다.
그리고 요즘은 기부금증명서와 후원 해지 전화가 많이 온다.
한 번은 조금 화난 듯한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후원에 대한 감사 문자를 받았는데 본인의 이름이 틀렸다는 것이다.
살펴보니 며칠 전 후원한 약정서다.
약정서를 입력하는 근로학생이 흘려 쓴 글씨를 잘못 보고 받침을 빼먹었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와중에 후원을 해지한다고 한다.
굳이 '갑'과 '을'을 따지면 이쪽이 '을'이다.
죄송하다고 말하며 해지에 필요한 정보를 받는다.
아이들도 해지한다고 한다.
두 명의 아이의 정보를 받는다.
남편도 해지한다고 한다.
총 4명의 후원해지 정보를 받고, 바로 해지하고 해지완료 문자를 보낸다.
옳고 틀리고, 좋고 나쁘고를 따질 수는 없다.
다만 아쉽다.
후원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름이 틀림으로 인해 후원이 끝났다.
이름을 틀리게 입력한 우리 쪽에 원인이 있다.
그런데 그냥 좀 아쉽다.
뭐라고 할 수 없는 아쉬움이다.
음... 앞으로 약정서를 입력하는 학생에게도 꼼꼼하게 잘 살펴달라고 부탁하고, 나도 기회가 된다면 확인해야겠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후원자들에 대한 감사를 먼저 생각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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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팔자가 상팔자다.
요즘은 볼 때마다 자고 있다.
늘어진 고양이들 사진을 보자니 졸리다.
그리고 그 여유로움이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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