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에 약속이 있다.
종종 사람을 만나지만 그 일이 있은 후로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특히 그곳과 관련된 사람은 먼저 연락이 오지 않는 한 만나는 일이 없다.
오늘은 그곳에 있지 않지만 그곳과는 관련된 제자인 사람을 만난다.
다른 일로 카톡을 하다가 제자가 학교 근처로 올 일이 있어 날짜와 시간을 맞췄다.
어느새 퇴근 시간이다.
내비게이션으로 식당 주소를 입력한다.
어?
학교에서 15분이면 간다.
보통 칼퇴근하는 내가 30분 정도 더 앉아 있는다.
그렇다고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이 정도 지나면 막힐 것을 감안해 적당히 도착할 것 같다... 고 생각했는데 차가 안 막힌다.
일찍 도착해 잠시 기다린다.
잠시 뒤에 몇 년 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오랜만에 보지만 마지막 봤을 때와 똑같다.
보리굴비와 불고기 정식이 오늘 저녁 메뉴다.
음... 맛있다.
역시 비싸고 남이 해주는 것이 최고다.
게다가 대접받는다.
밥을 먹고, 다 먹은 후에도 쌓인 이야깃거리를 내놓는다.
편하고 좋은 사이라 어색하지 않다.
아니 어색은커녕 그동안 어떻게 참아왔는지 말문이 터졌다.
식사 후 티타임을 갖는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오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하다 보니 그렇게 알고 지낸 지 오래되었는데 제자의 중요한 과거를 모르고 있었다.
시간이 많이 흘러 담담하게 이야기하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을게다.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오래전에 알았다면 제자를 그만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텐데...
뒤늦게 알아버린 이야기에 뒤늦은 미안함이 올라온다.
지금의 위로가 그리 필요해 보이지 않지만 뒤늦은 위로의 말을 전한다.
담담하게 고생했다고 수고했다고 말한다.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났다.
다음을 기약하며 주차한 곳으로 이동한다.
제자가 잠시 만요를 말하며 트렁크로 가서 'Kings Berry'를 내게 건넨다.
비싼 밥에 선물까지 ㅠㅠ

집에 도착해 둘째에게 딸기를 보여주니 킹스베리를 안다.
그게 뭐냐는 말에 당연한 듯이 '딸기가 크잖아'라고 말하며 이거 비싼 거라고 말한다.
일반 딸기 보다 3배는 커 보인다.
어느새 씻어 먹고 있는 둘째!
마침 제자에게 카톡이 온다.
오늘 고마웠다고 말하며 줄 것은 없어 우리 집 고양이 사진이라도 보내준다.
늦게 온 나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양이들이다.


피곤하지만 좋은 하루다.
이제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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