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낙지"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우산을 들고 상암동으로 걸어간다.
머리 손질을 하기 위함이다.
돌아오는 길에 빗방울이 가늘어졌다.
갈 때 비가 많이 와서 느끼지 못했는데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진다.
집에 도착해 나름 바쁜 오늘 일정을 소화한다.
... 저녁시간.
여전히 비가 흩뿌리듯 내린다.
우산을 들고 망원시장으로 간다.
오늘 저녁 가족 모임을 한다.
한 주에 한 번 맛있는 음식과 대화를 하기로 했다.
음식은 내 마음대로 고른다.
가장 무난한 치킨과 아이들이 계속 먹고 싶다고 한 산낙지다.
아이들이 산낙지를 좋아한다.
외국인들이 손에 꼽는 한국의 혐오음식인 '산낙지'
두 마리를 샀다.
음... 양이 적다.
그래도 오늘은 치킨도 있으니까...
... 학원이 끝나고 늦은 시간 다 함께 모였다.
치킨 그리고 산낙지.
조합이 좀 이상하긴 하다.
산낙지가 눈 깜짝할 사이에 동이 난다.
꿈틀거리는 낙지가 접시에 딱 달라붙어있다.
그것을 억지로 떼어내어 입에 집어넣는다.
나와 아내는 몇 개 먹지 못했고 아이들이 거의 다 먹는다.
게눈 감추듯 순식간이다.
그리고 시장 치킨 두 마리도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돼지가족이다.
다 먹고 나서 대화의 주된 주제는 다음 주에 뭘 먹을까? 하는 것이다.
비싼 연어가 먹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내게 연어장을 만들어 달라고 협박(?)한다.
둘째는 새우장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음... 진짜... 정말... 참... 그렇다.
먹는 것에 진심이 사람들!
그래도 못 먹는 것보다는 낫다.
다음 주에 먹을지 안 먹을지 모르지만 연어장 하는 방법이나 한 번 찾아봐야겠다.
오늘은 소화시키기 위해 좀 늦게 자야겠다.
오늘도 분주하고 바쁜 그래도 의미 있는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