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걷다 보니 걸어진다"

소리유리 2024. 12. 20.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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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학원에 데려다주고 늦은 산책에 나선다. 

홍제천길이다.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어 트리를 장식한 곳들이 많이 보인다. 

 

 

눈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한다. 

많이 쏟아지지는 않는다. 

성탄을 앞두고 반가운 눈이다. 

 

너무 많이 오면 반갑지 않지만...

빛을 받은 눈이 이쁘게 보인다. 

사진으로 다 표현되지 않는다. 

 

 

... 연말이라고 지인들에게 연락이 온다. 

3번의 만남을 약속한다. 

두 명, 한 명, 세 명...

한 명을 빼고 내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곳과 관련된 사람들도 있다. 

혹 만나서 내 일을 물으면 이제는 그냥 사실 그대로 말해주려 한다.  

충격을 받긴 하겠지만 굳이 숨기고 감출 필요는 못 느낀다. 

말하면서 내가 힘든 것도 없고, 그곳, 그 사람을 배려해 줄 것도 없다. 

이젠 내 일을 편하게 말할 수 있어 차분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1년이 지나면서 많이 회복되어 다행이다. 

이젠 남의 이야기하듯 조금은 편안하게 이야기할 정도로 괜찮아졌다. 

아직도 분노가 종종 불쑥불쑥 튀어나오긴 하지만 그 감정이 길게 가지 않도록 할 수 있다. 

 

... 사실 오늘 좀 피곤해서 조금만 걸으려 했는데 걷다 보니 홍제폭포까지 왔다. 

걷다 보니 걸어진다. 

집에 있으면 나가기 싫어지고, 나와도 조금만 걸어야지 하다가...

계속 걷다 보니 오늘도 13,000보는 될 것 같다.  

 

모든 일이 그런 것 같다. 

걷다 보니 걸어지는 것처럼 하다 보니 하게 된다. 

중간중간에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귀찮지만 그래도 좋은 것을 택하는 선택이 필요하지만...

 

작년부터 올해를 생각해 보니 진짜 이 말이 정답인 것 같다. 

'걷다 보니 걸어진다'

걷지도 못할 것 같았는데 걷다 보니 여기까지 걸어졌다. 

 

내년도 모든 의미에서 걸어야겠다. 

모든 것들이 걸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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