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복이 있는 것"
아이들이 일찍 집에 온다.
중학교 2학년 기말고사 기간이다.
중3, 중1은 시험이 없다.
오늘은 치료실에 가지 않고 아이들과 같이 집에서 할 일을 한다.
학원에 가기 전 이른 저녁을 먹는다.
저녁 메뉴로 수제비를 말하니까 좋다고 한다.
얼른 반죽하고 잠시 숙성시켜 수제비를 후다닥 만든다.
카톡이 하나 온다.
제자가 케이크를 카톡으로 선물해 준다.
지난번 교회 헌금도 하고 기쁨나무교회까지 챙긴 착한 제자다.
아... 그리고 생일은 오늘이 아니다.
다가올 생일에 대한 선물이다.
첫째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집에 와서 정리한다.
정리 중에 카톡이 하나 온다.
음... 오늘은 선물을 받는 날인가보다.
지난번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신 지인이다.
사연이 선물을 받게 되어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신다.
본인이 그냥 받으셔도 되는데 내게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신다.
감사하다.
사연도 두 번이나 보내시고 받은 선물은 내게 전달하시려는 마음이 참 따뜻하다.
오전엔 학교 동아리 제자가 연락이 와서 날짜를 말하며 시간 괜찮냐고 묻는다.
가끔 찾아오는 제자들이다.
날짜를 정하고 대충 시간을 정했다.
... 정말 오늘은 선물도 받고, 마음도 받고, 관심(?)도 받는 날이다.
아직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나를 지켜봐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 밤산책을 나간다.
조금만 걸으려고 했는데 어느새 홍제폭포다.
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조명이 설치됐다.
성탄트리도 세워졌다.
날씨는 쌀쌀하지만 마음은 참 따뜻한 날이다.
매주 전화로 힘을 주시는 분도 있고, 선물로, 마음으로, 만남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탄트리가 아주 환하게 비춘다.
뒤에 있는 투명돔도 왠지 더 아늑해 보인다.
음... 다만 너무 받기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
잘 흘려보내는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라고 하는데...
주는 연습을 해야겠다.
사도행전 20장
35 범사에 여러분에게 모본을 보여준 바와 같이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