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하는 날"
바쁜 토요일이다.
아침 일찍 두 딸을 노회대회가 열리는 교회에 데려다준다.
나름 큰 교회 중등부인데 성경고사에 나가는 학생은 단 두 명이다.
그 두 명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
교회 차원에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싶다.
물론 학생들도 성경공부를 썩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상황은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이런 기회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친다면 좋을 텐데...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만 해주는 것은 좋지 않은데...
자치적 활동을 추구하는 것이 더 좋은데...
혼자만의 복잡한 생각은 접어둔다.
개인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번 노회대회에 두 딸이 자원해서 나간다.
교회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둘 다 나간다고 말하고, 스스로 알아서 공부했다.
물론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른다.
하지만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기특하다.
이제 성경을 공부하고 아는 만큼 실천하며 살아야 하는 더 중요한 것이 남긴 했지만...
데려다주고 집에 오니 황금향 한 박스가 문 앞에 있다.
제주도에 있는 친구가 지난번 한 박스를 보내줬고, 이번 것은 주문한 한 박스다.
맛도 좋고 향도 무척 좋다.
장모님과 김장 준비한다.
준비하는 가운데 아이들 성경고사가 끝났다.
처형도 왔다.
첫째는 일이 있어 나가고 이제 본격적으로 김장을 시작한다.
둘째가 한 사람 몫을 한다.
쭈그려 앉아 열심히 김장을 한다.
나는... 도우미로 왔다 갔다 한다.
김장에 빠질 수 없는 수육은...
제주도에서 올라왔다.
역시 제주도 고기가 맛있다.
점심을 먹고 계속 김장을 한다.
나는... 내일 예배 준비를 하며 도우미 노릇을 계속한다.
어느새 김장을 마무리한다.
장모님, 처형 그리고 둘째가 고생했다.
1년 김치가 완성됐다.
한국 사람에게 김치는 소울푸드다.
김치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으면 든든하다.
... 이제 본격적으로 주보, 악보, 파워포인트, 설교를 마무리한다.
내일부터 우리 교회 5대 핵심 가치에 대한 설교를 시작한다.
그리고 내일은 '성경적 교회' 첫 번째 설교다.
늘 설교는 어렵다.
하지만 설교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특권이고 선물이며 의무이다.
더 열심히 그리고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피곤한 토요일이다.
오늘은 좀 일찍 잠에 들어야겠다.
예배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