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앙

"단 한 가지의 몰락"

소리유리 2024. 4. 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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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사역지를 찾고 있다. 

나이가 문제가 된다.

보통 40, 많으면 45세가 최대 범위다. 

 

나이 제한이 적혀있지 않은 곳이 있다. 

다음 날 다시 공지가 올라온다. 

같은 곳인데 이번엔 나이 제한이 적혀있다. 

 

아마도 실수로 나이제한을 빠뜨렸나 보다. 

몇몇의 나이가 있는 사람들의 지원으로 바로 추가해서 올린 듯싶다. 

그중의 하나가 나다. 

 

담임은 가뭄에 콩 나듯 가끔 올라온다.  

지난번 중소형 교회가 있어 지원해 봤다. 

최종 2명이 뽑혔다. 

역시 부산에 있는 대형교회 출신과 나름 유명한 사람이 뽑혔다. 

 

기간을 대충 정해놓고 알아보고 있다. 

동시에 다른 방향도 계획해보고 있다. 

할 수 있는 영역이 그리 넓진 않다. 

 

한 곳에서 오래 사역한 것은 밖에 나와 보니 장점이 없다. 

아니 단점이 훨씬 더 많다.

게다가 내세울만한 교회도 아니다.

유명한 교회도 아니고 대형교회가 아니다. 

 

중소형 교회를 꺼려하는 이유가 다 있다. 

부교역자에 대한 대책도 전혀 없고, 오래 있어도 장점이 아닌 큰 단점이 된다.  

사실 이전에 상암을 떠나면서 다음 사역지로 대형교회를 생각했다. 

나중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었다. 

 

나온 후에 누군가의 소개를 받았다. 

몇 번의 거절을 하며 있던 교회보다 좀 큰 것을 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력서조차 넣지 않으니까 또 연락이 온다. 

억지로 넣고 설교를 했다.  

오라고 한다. 

마음이 썩 내키지 않는다. 

 

마침 메일을 보니 교육을 구하는 것임을 알고 잘됐다 싶어 전임으로 가려고 한다고 거절했다.

또한 대학교 사역이 있어 종종 그쪽 사역을 해야 한다고 돌려서 이야기했다.  

다시 연락이 왔다.

전임으로 오라고... 대학교 동아리 사역도 배려해 준다고... 

 

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단 한 가지 인격을 보고 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실수다. 

처음 몇 주를 보내며 바로 옮기려고 했다. 

 

스타일이 나와 맞지 않았다. 

강해설교에 익숙한 내게 예화, 이야기, 인문학 설교가 너무 힘들었다. 

성경에서 벗어난 내용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무감각해지면서 설교보다는 처음에 생각한 사람됨을 보며 계속 있게 됐다. 

다만 그것도 점점 한계를 느끼게 된다.

결국 내가 맡은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그리고 단 하나 봤던 인격의 몰락을 경험했다.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그 사람은 결정하고 누군지 알만한 사람은 기획했다.

모든 것을 기획한 사람이 누군지 보인다. 

그만큼 오래 봐왔다. 

 

전도를 위해 서류를 거짓으로 꾸며달라고 했던 사람이다. 

도저히 안 될 일이라 위에 말했지만 그렇게 하라는 명령(?)에 따라야 했다. 

내 잘못이다. 

시키는 데로 한 것도 내 잘못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바늘'이 참 많았다. 

결국 '소'로 바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는데...

20년 전의 모습이 20년 후에 어떻게 될지 예상했어야 했는데...

 

후회는 잘 하지 않는다. 

지금도 후회 보다는 나의 어리석음을 탓한다. 

그리고 종종 두려움도 느낀다. 

 

나와 관계된 두려움이 아닌 그 사람, 그 사람과 동조한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다. 

흔한 말로 무슨 깡으로 그렇게 했을까?

지난번 통화한 분은 결국 그곳을 은퇴했다. 

물론 적은 수라 신경도 쓰지 않겠지만...

 

단 하나 있던 것이 몰락된 것을 직면한 것이 여전히 충격적이다. 

또한 그 사람으로 인해 사람에 대한,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문득 호세아서를 떠올린다. 

고멜을 만나 고생하며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를 깨닫고 선포하는 그 심정이 아주 조금은 느껴진다. 

 

하나님 앞에서 제대로 살자. 

하나님 앞에서 내 모습이 그 사람이 아니었는가...

기획하고 동조한 사람이 아니었는가...

이제 정말 제대로 믿고 제대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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