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앙

'교회와 세상은 비교대상이 아니다'

소리유리 2024. 3. 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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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세상보다 나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맞는 말이지만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비교대상이 틀렸다.
교회는 세상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와 세상의 기준은 다르다.
두 곳을 사람의 생각으로 어디가 더 나은가를 비교할 일이 아니다.
세상은 사람의 기준에 따라 판단되지만 교회는 하나님의 기준에서 판단된다.

물론 교회에 세상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세상보다 교회가 더 도덕적이길 원한다.
하지만 성경은 세상이 원하는 그 기준을 뛰어넘는다.

교회는 세상의 기준과는 차원이 다른 하나님의 기준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완전히 반대가 되었다.
하나님의 기준에 한참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세상의 기준에도 모자라다.

세상보다 못난 교회다.
이번 일로 더욱 느낀다.
내가 당한 일에 안타까워하면 여기저기에서 '나도 나도'를 외친다.
들으면 들을수록 부끄럽다.

예전에 그 사람이 세상에서 교회를 너무 욕한다고 말했다.
잘한 것도 많은데 비기독교 세력이 세상을,  사회를 움직이며 교회를 탄압한다고...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기에 비난받는다.
하나님 기준도 아닌 사람의 기준에도 한참 밑이다.

그리고 더 안타까운 것은 그 한참 밑에 기준임에도 교인들은 침묵하며 그 상황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세상보다 못한 모습에 분노하기보다는 '교회가 다 그렇다, 본래 그렇다'는 개똥철학으로 합리화한다.

본래 그렇고, 다 그러면 개혁해야 한다.
하지만 저기도, 여기도,  모두, 세상보다 못한 수준이기에 아무도 위험성을 느끼지 못한다.
당연한 것이 되었다.
교회는 본래 그런 곳이 되었다.
세상보다 못한 곳!

이번에 또 많이 들은 말이 있다.
'예전에 안 그랬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핑계다.
하지만 나이 들어 짓는 죄는 죄가 아니란 말인가!

어른 대접을 할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다.
죄는 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노인이라도 죄는 죄다.
나이 들어도 죄다.
예전에 어떤 사람이었든 지금 지은 죄, 잘못은 잘못이며 죄다.

그 사람의 말, 글, 행동 때문에 교회은퇴를 결심한 사람들에게 나이로 인해 이해해 달라고 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그런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으신다.
아무리 적당한 핑계로 '공정할 수 없었다'를 말한다고 해도 그건 죄를 인정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한 마디로 '죄를 지을 수밖에 없다'이다.
진짜 모습, 진짜 속을 본 사람들로서 선택은 은퇴 밖에 없다.
강제 은퇴 당했다.

엄밀히 말해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니다.
자살처럼 보이는 타살이다.
은퇴처럼 보이는 퇴출이다.

진짜 모습, 속사정을 알아버린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도리어 마음은 편할 것이다.
형식적인 연락을 하며 나로서 할 것은 다했다고 또 합리화할 것이다.
굳이 안 보여도 된다는 속마음을 숨긴 채...

나에 대해서도 인사할 기회를 좋지만 내가 거절했다고 소문냈을 것이다.
먼저 오지 말라고 했다가 한 주 뒤에 불만의 소리가 들린다며 무마용으로 와서 인사하고 싶으면 하라고 선심 쓰듯이 말한다.
나의 거절은 불만 있는 사람 입막음용으로 이용되었을 것이다.

나와 대화하며 내가 먼저 기회를 요청하지 않았다는 말에 '그렇지'라고 인정하면서도, 다른 이에게는 어차피 되지 않을 거 내 소원을 들어줬다는 이중적 말을 한다.

그렇다 교회가 세상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 사람이 세상 정치인보다 못하다.
오늘 지인과 잠시 말하며 여기도 저기도 똑같은 교회와 그런 사람으로 인해 속상하다.

다들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나를 세뇌시키려고 한다.
그런 거라고, 본래 그렇다고...
그래도 거기까지라고 올라간 거에 감사하라는 괴변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자기들만의 파티를 연다.
아무리 어디서, 누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대세는 그쪽에 있다.
힘과 권력이 있다.
세상과 뭐가 다르고 더 나은 것이 있을까..
아니 세상보다 못하다.

세상과 비교 대상이 아닌 교회가 세상보다 못한 현실이다.

... 그래도 그렇지 않은 교회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숨겨놓은 3천 명처럼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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