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창작

"무제 3 - 부씨"

소리유리 2024. 2. 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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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와 '천'씨는 단짝이다.

같이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나름 잘 키워왔다. 

사업을 확장하며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장씨가 천씨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천씨의 방침을 따르지 않고 장씨 스스로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천씨는 그런 장씨가 불편했지만 대신할 사람이 없다. 

어쩔 수 없이 계속 같이 가야 한다. 

천씨가 갑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장씨를 무시할 수 없다. 

 

때마침 '팽'씨가 등장했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 했던가!

천씨는 쓸모는 있었지만 반골기질이 있는 '팽'씨를 이번 기회에 적으로 만드는 계획을 세웠다. 

 

계획은 적중했다. 

적의 적이 아군이 되었다. 

천씨와 장씨는 하나가 되었다. 

만장일치가 되었다. 

아... 한 명만 다른 주장을 했지만 무시할 수준이다. 

 

이제 밀어붙이기만 하면 된다. 

'팽'씨 사정?

그건 신경 쓸 바가 아니다. 

오랜 기간 부려먹긴 했지만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 

생각보다 조금 더 쥐어주면 다 해결된다. 

세상은 다 그런 거 아니겠는가. 

지금 천씨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나'다!

 

옳고 그름, 참과 거짓, 의와 불의의 모든 기준은 천씨에게서 나온다. 

물론 반대 의견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생각한다. 

하지만 '천'씨에게는 '부'씨가 있다. 

 

이유를 막론하고 자신을 추종하는 '부'씨들이 있다. 

그들의 어리석음을 이용하면 된다. 

대세는 천씨와 장씨에게 있다. 

 

'부'씨는 그저 시키는 대로 잘 따라온다. 

혹 조금의 소리가 있다면 힘으로 눌러버리면 된다. 

아니 눌러버릴 필요도 없다. 

 

천씨의 부씨에 대한 신뢰는 백프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천씨 기준으로 모든 것을 정해도 부씨는 복종한다. 

팽씨?

처음엔 동정표가 갈지 모르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금방 잊는다. 

 

천씨는 무릎을 탁 친다.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하다. 

이런 놀라운 계획을 세우는 자신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또한 천씨는 놀라워한다. 

벌써 팽씨의 존재를 잊고 있다는 사실!

처음엔 약간의 동정심이 있었지만 이젠 없다. 

역시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부씨들도 조금 혼란을 겪겠지만 곧 망각의 선물이 주어질 것이 확실하다. 

천씨는 안심하며 노트북의 전원을 누른다. 

어제 보던 드라마가 있다. 

천씨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보니 역시 옳았다고 생각하며 드라마 시청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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